2016.9.24~25
합천 황매산 백패킹
황매산의 철쭉향연만 생각했었는데 가을에 정취는 그것 이상이었다...
이번산행은 마누라의 갱년기증상 치료차 요양하러 간 산행이다..
만사 귀차니즘이 찾아오고 매사에 의욕상실이고 짜증이 부쩍 늘고....
눈치없다고 맨날 머라머라 하지만 낸들 갱년기가 왜 없겠는가.
하얀머리카락도 점점많아지고 피부도 푸석해지고..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나
죽기전에 굳이 안가봐도 될곳이나
풍경은 보는이의 마음에 따라 천지차이다..
황매산 봄철쭉풍경만 봐왔던 내가 가을풍경을 처음 봤다..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곳이 어딘가는 잘 모르겠으나
이곳이야말로
죽기전에 한번쯤은 와 봐야 할곳이 아니겠는가..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창원의 숲길님과 함께....
백패킹은 언제나 숲길님으로부터~~~ㅋ
아직은 덥다..
허나 바람은 시원하다
차를 세우고 5분걸었나?
초입부터 이런 이국적인 풍경이 압도한다..
오후햇살에 역광으로 비친 은빛억새물결에 그만 맘이 뺏기고 만다.
광야에 펼쳐진 더 넓은 초지가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각종 구름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숲길님은 아예 베낭을 내려놓고..
황매산에 이렇게 넓은 억새밭이 있을줄이야~~...진정 몰랐다..
완전 깜놀이다
무거운 박짐을 메고 잘도 올라간다..
이런풍경을 보면 갱년기증상이 확 가시겠쥐~ㅋㅋ
황매산은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너무 이쁘다..
오우~~
하늘에서 빛도 내려주시공..
지리주능이 한눈에 다 들어오는곳...
여기다 집을 지을예정이다..
평상에서 밥을 먹을 예정이고..ㅋ
산불초소아저씨께 커피한잔 줄라고 딜다봤더니
주변에 쓰레기만 한 가득...
이런 씩~~~빵
제발 쓰레기는 저거집에 가져가라 쫌..
마누라가 한곳으로 모아놨다..
산야에 피는 들국화의 일종.. 구절초
어머니의 사랑을 담은 꽃이라 한다..
주말이라 산객들과 야영객들이 산책을 하며 황매의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억새가 마누라 키보다 더 크다..
완전 쭉빵억새다..
해가 너머간다..
밥묵다 말고 일몰을 찍어러 나선다..
지리주능선 시원하게 보인다..박무가 심하다..
이 시간만큼은
행복한 기다림으로 다가온다..
넘어가는 해를 잡기위해 열심히 카메라에 담고 있는 저 뒤에 숲길님...ㅋ
일몰에 비친 억새와 여인..
헬기장은 구철초와 쑥부쟁이 밭이되었다..
우린 인증샷에 정신없고
숲길님은 사진찍는다고 정신없고
일몰풍경을 보고 온사이 어느새 새로운 이웃집이 생겼다..
덜 외로워서 좋았다..
저녁만찬이 시작되었다..
지난번 신불산에서 김치가 모자라서 많이 아쉬웠던 기억이 있어서
마누라 등짐에 오늘은 갓김치 배추김치 장아찌를 듬뿍 가져왔다..
오리훈제고기를 3인분이나 먹고나서
숲길님포 파전을 또 3개나 부쳐먹고..
밤하늘에 별들이 반짝빤짝거리며 자기들도 좀 봐 달라고 한다..
우리집
소화도 시킬겸
야간촬영도 해보고//
오토캠핑장은 불야성을 이루고
저 밑 백연사엔 국화축제로 한창이다..
이제 그만 놀고 잠을 청한다..
낼아침 풍경은 어떨까??
대구 자연님이 새벽칠흙같은 어둠을 뚫고 오셨다..
여명이 아름다운 풍경이다..
구름층이 두껍다..
지금부터 각개전투다..ㅎ
각자열심히 어디서 잘 하고 있겠쥐..
일출구름이 풍경을 더해준다..
대자연의 풍경을 보았다..
좋다고 해서 금방 달려들지 말고
싫다고 해서 금방 달아나지 말라했다..
지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라고
매정하게 돌아서는 매너없는 신출내기 찍사들..
한심하기 그지없다..
사진 사짜도 모르는 것들이 이런 아침풍경을 보고 그냥 내려가는
뒷통수가 무척 아름다웠다..ㅋㅋㅋ
자연이 주면 주는데로 찍을것이지...
네팔의 히말라야 어느 풍경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저 멀리 운해가 약간 밀려오긴 했으나
아쉬웠다..
심조불산초소 아줌마다...ㅋ
와~~~지리산 상봉이 삐쭉 보인다..
그 아래엔 운해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구름이 오늘아침풍경의 갑이었다..
갑질한 구름이 고마웠다..
정상쪽으로 오른다..
산청쪽
황매산의 억새평원
뜻밖의 물매화도 만나고...
다시 돌아와 아침밥상을 차린다..
자연님께 어제 약속을 한 떡꾹을 끓여 먹었다..
떡국으로 자연님을 꼬신셈이다..ㅋ
지리산이 자꾸 눈에 밟힌다고 찍으라고 난리다..
여유롭게 즐기면서 차가 있는 오토캠핑장으로 내려간다..
멀리있다고 해서 잊어버리지 말고
가까이 있다해서 소홀하지 말라했다..
멀리있는 지리산도 안 이자삐고
가까이 있는 황매산도 소홀하지 않았다..우린
좋은 연장은 바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뜨거운 불 속에 넣어 달구고
망치질과 담금질을 수 없이 반복한 후에야
제대로 된 연장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마음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사랑도 그렇고
사진또한 그렇고
박베낭 싸는것도 그렇고
모든것이 수 없이 반복하고 노력하고 담금질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일들을 수 없이 담금질하고 반복하면서 살고 있다..
그래서 달인이 나오고 장인이 나오고. 고수가 나오고 박사가 나오는....
집으로 오는 길에 노랗게 익어가는 벼를 가만 보고만 지나갈수가 없어서
합천보조댐 근쳐에서 또 이렇게 얼쩡거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