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17
응답하라 1995...12.17
작딸 탄신일이다..
요즘 종편에서 응답하라 1994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1995.12.17 을 응답하자면....
처가집 이사하던날이다..
마누라는 만삭이다..예정일은 12월27일
사고가 나고말았다..
처가집 이사하느라 난 정신이 업었고 집에는 5살큰딸과 배풀뚝이 마나님만 있었다..
그때만 해도 휴대폰도 없었고 이사할때면 전화선을 다 떼고 전화국에 신고하는 그런 시절이었다..
이사짐을 얼쭈 이사할 아파트마당에 부라놓을쯤 삐삐가 들어온다..모르는 번호다..
모르는 번호라서 모른척 했다..
자꾸 들어온다..전화번호뒤에는 8282라는 숫자와함께
어딘가 싶어 전화를 건다..
범일동 문화병원분만실이란다..
이게 우째된기고?
배가 실실 아푸더란다..
그래서 5살짜리 큰애데리고 문화병원으로 바로 날랐단다..
병원에선 아 낳으러 온 산모가 아를 데불고 오면 우짭니까? 간호원이 막 머라카더란다..
집에 아무도 없어서 데불고 왔다하니 아 아부지를 찾더란다..
지금 없고 연락도 안된다고 말했단다..
병원에선 측은한 마음으로 큰애는 간호원언니들과 놀고있고 급하게 수술실로 들어가서 제왕절개로 둘째가 태어났다..
왜 제왕절개냐고요?....
갑자기 잘 있던태아가 막판에 뒤집기를 했단다..거꿀로 앉아 있는바람에 급하게 수술하게 됐단다..
머리가 위로 있고 다리가 밑으로 있단다..
""쌤요 그라믄 바로 앉아있는거 아잉교?"" 간호사들이 막 웃더라..
"아 아부지 맞능교?"" 반대로 앉아있어야 바로 앉아 있는겁니다""이건 또 무슨말인가 헤깔렸다..반대로앉아있어야 바로앉아있는거다""라는 진리를 알았다..ㅋㅋ
어쨋거나 저쨋거나
이렇게 해서 짝딸이 역사적사명을 띠고 자랑스럽게 태어났고
마누라는 19년이 지난 아직도 한칼묵은 자국을 내 보이며 짝딸한테 협박을 하며 산다..니 땜에 이래됐으니 니가 책임지고 비키니 입을 몸매로 만들어 놔라꼬......
아랫집에 사는 장모님과 짝딸이 일하는 피자집엘 간다..
오후5시부터 근무시작이란다..
그래서 두시간전에 가서 생일축하케이크도 자르고 맛있는 피자도 먹었다..
이런곳에 생전 첨 와 보는 장모님...
당신이 손수 키워 이렇게 장성한 손주딸이 벌써 돈을 번다니 괜히 마음이 안쓰러운 모양이다..
일단 할머니가 좋아할 만한 피자를 지가 알아서 주문하고
서빙도 지가 알아서 하고....
아직 이른시간이라 손님들이 많이 없어 다행이었다..
할머니께 먹는 방법도 설명하고
""할매 요건 이래 무야 맛있어...""
""함매 바바아...시범을 보이께..""
""이래 막 섞어.. 그래서 호밀빵에 싸 묵어믄 돼.. 알겠쩨 할매""
""할매 또 바바아
""할매 포테이또는 있쩨..포떼또가 머꼬? 아~~할매 튀긴감자다""
요거는 케찹에 찍어무믄 맛있어..
"거거는 내안다..""
맞나?.........
입안이 미어 터지도록 집어넣는다..
맛있는 음식만 보면 동공이 확장되는 마누라가 오늘은 왠지 조신하다..
장모님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드디어 나왔다..
이집의 특징은 여러피잣집과는 달리 레스토랑 분위기의 피자집이다..
또 나왔다..
버섯피자란다...
맛이 정말 특이했고 맛있었다..
아까부터 저 밖에 있는 주차빌딩 이름이 영 눈에 거슬렸다..
흥!!!
마치 우리를 깔보는듯한 느낌이었고
그래서 우리는 더 당당하게 촛불을 켜고 보란듯이 즐겼다..
오늘의 주인공이 컷팅을 한다..
""할매 있제에 내가 있제 알바해서 번 돈이거덩""
"자 할매 용돈이다.."
"내 키아주서 할매!! 정말 고맙데이..이 담에 돈 마이 벌면 억쑤로 마이 주께 알았쩨...""
하면서 눈처럼 하얀 봉투를 내민다..
하얀 봉투를 내미는 순간 장모님도
""오늘 지니 생일인데 할매가 돈 항개 주야제..''하면서 개쭘치에서 꼬깃꼬깃한 돈을 펴가며 거금 만오천을 만들어 건넨다..
"아나!! 할매가 시방 가지고 있는 돈이 이거뿌이다..받아라""차비나 해라
"아이다 할매!! 안주도 된다.. 할매쓰라""됐다 할매쓰라
그런할매의 진심어린 모습에 짝딸은 감동을 항그쓱 뭇는갑다..
펑펑운다..
우는모습도 오늘따라 이뿌다..ㅋㅋ
할매는 손주딸이 건넨 하얀봉투를 확인한다..함박꽃처럼 활짝웃는다..
생각보다 많은 금액인가 보다..ㅎㅎㅎ
할매는 웃고 손주는 감동해서 울고....
순간포착이다..
""낳기는 내가 낳는데 와 용돈은 엄마가 봤노??""
""반팅하자""
"반팅이 머꼬??내는 그런거 모린다.."
"아이구야!! 이런날도 있네..
오늘 내 윽쑤로 기분 좋다.."
내가 말했다..
"그래 낳기는 니가 다 낳아도 키우기는 장모님이 다 키웠다 아이가.."
장모님 다 하이소""
양심이라곤 멸치똥만치도 없는 마누라다..
5시다..
짝딸은 근무시간이다..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선다..
남포동 트리거리를 걷는다..비가온다..춥다..
집으로간다..
일단 엄니 모셔다 드리고...
"엄마 이거 무볼래?? 씨앗호떡
"파이다 실타 안물란다.."
온갖 지랄 다한다..저거 물라꼬 줄을 저래 서잇나??
광복동 남포동을 거닐어본다
비가 많이 온다..
김수현과 함께 서다..
이제 불이 들어온다..12월의 불빛이
모가지 뿌라 지겠다..
거 함 서바 !
정노출로 어둠의 빛을 길게 늘여 뜨려 본다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같다..
아이다..
몽마르트 거리같다..아이다..
내가 프랑스 파리를 가 봤으야 알제??
그냥 한국 부산 남포동 광복동 크리스마스추리거리다..
저 아저씨 숭내도 내보고...
짝딸덕분에 오늘하루 행복했다..
코밑에 행복이다..
행복은 누가 절대로 안갖다 주는것
내가 만들어 가는것...
행복을 누가또 만들어 주더라..버스를 탈려는순간
친구짬스탑님이 오메가3가 듬뿍 들어있는거 한상자 준다고 건널목에 서 있어란다..
비 맞고 오메가3를 안고오는 동안 난또 행복했다..이런 친구가 있어서.....
어이!!짝딸
생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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