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9
올해도 어김없이 마누라이모집엘 간다..
고추가루 마늘 기타등등 김장할 재료를 가지러 오는게 어느듯 연중행사로 자리매김 했다..
가을걷이 마치고 항상 이맘때면 음력 10월15일 (시월상달)에 묘사를 지낸다..
묘사 다 모시고 난후.....
나의 임무는 운전만 해주면 끝이다
장모님!이번에는 엉가이 싣고 가입시다이
이모부는 조카사우 왔다고 신반장에 가서 갈치사고 생태사서 우리집에서도 못묵어 보는 생태탕을
일류일식집에서도 못내는 맛을 여기 처이모댁에 와서 맛을 보았다..
여기만 오면 모든것이 맛있다..뭘까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감국이 나를 유혹하는 바람에 한웅큼 꺽어 차안으로 들려놓는다..
향기가 너무 진하다..
많이 따서 차로 만들어 마셔도 참 좋은데........
올핸 각종 농사가 풍년이란다..
올개는 우짠지 믈 심어도 잘되
태풍도 안왔쩨 비 피해도 읍쩨
배추가 너무 흔타..마이 빼가
여서 고마 개리가꼬 가
집에 각꼬가믄 쓰레기다..
비록 촌 할매지만 커피를 무지 좋아하신다..
커피를 마시면서도
배추는 흘썩하고 꼬시게 생긴 배추가 맛나..
이모!! 속이 꽉 찬거 보다 속이 흘썩한기 꼬시고 맛있다고예??
하모
나 처럼 속이 꽉찬 배추를 찾는다고
오른손 왼손이 빠쁘게 움직인다..
쪼매만 우리물꺼만 각꼬가자..고 해도 소용없다..
외양간을 쳐다보니 누렁이두마리와 세끼가 없다..
팔았단다..
이곳이 바로 마누라가 태어난 곳이다..
합천군쌍백면과 경계다..
의령궁유면다..
가을이 한창이다..
저고리고름 말아쥐고서 낭랑18세에 신랑얼굴도 안보고 시집온
당동띠기 머릿꼴띠기 평산띠기......
이제는 꼬부랑 할매가 되서 아직도 이곳에 살고 있다면서
차 소리만 나면 문열고 내나 본단다..
마누라가 태어난곳이
왼쪽 빨간집 바로 밑에 새미(우물)가 옆이란다..
오전엔 비가 약간 내리더니 지금은 햇살이 가득해
이산이 장인어른 웃대조상님들이 모셔져 있는 선산이란다.
자세히 보니 군데군데 산소다..
맞은편산도
벌초할라면 고생꾀나 하겠다 싶다..
다음세대는 언눔이 할란고...장모님 벌써 걱정이다..
저~~~~~~기 밑에 마을이 궁유다..
저기까지 학교를 다녔고 등하교시간이 얼쭈 두어시작 걸렸다고...
정말 산골 오오벽지다..
산만디에다 터를 잡았다고 지금와갂꼬 원망하면 뭐하노
고향하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어머니하면 고향이 생각난다..
딸자식은 다 출가시키고
아들자식은 다 객지에 나가 살고
붙박이별처럼 홀로 고향을 지키시는 우리 어머니
어릴때 살았던
고향집이 생각날 때면
선영들이 잠들어 있는
고향산천이 그리울때면
어머니가 곧 고향이다.. 고향이 곧 어머니다..
허동인 시인의 ''고향''
2013.11.25(월)
아침에 처형한테서 전화가 온다..
야 동생아...
너그 김장다 했으니 우리김장쫌 도와달란다..
일단 알따
언제?
나우
헐~~~
빛의속도 LTE속도로 갔어 장모님캉
얼쭈 80포기를 하는데 절이는거는 우찌 했노?
.
.
.
절이는데 체력소모를 다 시킨 처형은 넉다운이 됐어...
그래서 마누라 체제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어
양념은 이래하자 저래하자
두 고무다라이 사이에 두고 의견이 분분했지..
언니가 말했어
"엄마가 하자는 대로 해 고마""
동생은 언니의 말에 찍소리 못하고
열심히 치대기만 했어...
하하하하 욱껴..
작업복이 장모님과 마누라가 깔맞춤이었어..호피몸빼
집주인인 언니는 복장이 불량이야...
그니까 머리에 이상한거 하나 디집어쓰고 나타났어...
김치통이 산더미였어..이걸 운제 다 채우
부지런히 양념을 발랐어..
부지런히 발란 김치를 엄마입에 쏘~옥
동생입에 쏘~~옥
나의 보직은 언제나 운전병이지..
그동안 난 머하며 시간을 떼우지??
바로옆 경화역에 갔어
봄에 그 난리를 치던 찍사들은 다 어디가고 벗꽃은 없고 빨간 단풍들만 벗꽃보다 이뻤어...
경화역을 구경하고
읍내로 나갔어..
남포동 피쁘광장에 파는 씨앗호떡을 여기서 사서 맛을 보았지..
항개 천언..값은 똑같군
다섯개를 사서 저 애미나이들께 맛을 보여줬어
뒷정리가 안되는 언니가 걱정이다...라고 장모님이 차안에서 말씀하셨어...
배추를 또 얻어 싣고 진해를 빠져나왔어...
난 아무짓도 안했는데 달콤한 피로가 확 밀려왔어
이불속으로 몸을 밀어넣고 눈을 붙였어
다음날 아침 마누라 허리를 웅켜쥐고 일어나는 꼴을 보았어..
모닝커피 주문했더니..니는 손이 엄나...
난 역시 속이 꽉찬 남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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