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치밭목대피소가 점처럼 보이는 중봉 아침풍경..
옆사람 코고는 소리에 몇 번을 잠에서 깻다.
새벽 눈을 감고 있어도 잠은 들지않는다..
새벽2시에 취사장에서 마누라를 만나기로 했다..
새벽하늘을 쳐다보니 수많은 별들이 장터목마당에 쏟아질 정도였다..
허겁지겁 옷을 입고 렌턴을 켜고 중봉으로 오른다..
중봉을 지나면서 천왕봉을 또 오른다..
벌써 한분이 별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퍼뜩 별사진 한장 찍고 중봉으로 내려선다..
온 우주의 기운이 이곳으로 몰리고 있는듯 했다..
산정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는 산그리움 그자체였다..
천왕봉에서 중봉으로 내려서는 등산길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몇번의 무아지경의 오름끝에 중봉도착..
꽃은 만발한데 설 자리가 없었다..
이미 몇명의 찍사분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동녘 하늘이 붉게 타오른다..
중봉의 아침을 맞이한다..
다시 오지 않을 2019년 지리중봉의 봄?을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복잡하고 힘들었던 봄날을 보낸다..
지리하늘도 오늘따라 이쁘다..
천왕봉...
중봉에서 또 천왕봉으로 오른다..
천왕봉에 또 섰다..
하루에 두번씩이나 서 보네///
젤 높이 올랐다..
25.5키로미터 백리길...
아름다운 지리산 종주 능선이다.
반야봉과 동쪽 천왕봉과 마주하고 노고단은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다시 제석봉을 지나 장터목으로 내려간다..
이길을 도데체 몇번을 왕복하는지 참....ㅋㅋ
살아천년 죽어천년이라지만 십년사이에 고사목이 많이 쓰러져 군상을 이루던 모습이 사라졌다..
몇 안 남은 회색의 고사목 사라짐이 슬프다..
장터목에 내려와서 아침식사를 한다..
모닝커피로 건배를 하고 여기서 민재님은 유암폭포로 바로 하산하겠단다..
체력이 많이 소모한 탓에 어제 세웠던 계획은 담 기회로 접어둔다..
혼자 내려가는 민재님을 보니 웬지 마음이 짠하다..
민재님이 찍어준 마지막 사진...
밥을 먹은 후라 오름길이 숨이 벅차다..
돌아본 풍경에 또 모든것을 다 잊는다..
여기서 부터
꿈길 같은 환희..세석으로 가는길....
연하선경길로 들어선다..
등산길이 비잡다..
연하봉에서 만난 두 젊은 서울청년이 길을 잃었다..
서로 싸우고 있었다..
백무동으로 가는길을 묻는다..
다시 장터목으로 돌아가서 화장실뒷쪽으로 하산하라고 일러줬다..
꿈길같은 연하선경의 봄길을 걷고 있다..
덥긴 해도 숨이 막 힐 정도는 아니었다..
지리풍경에 숨이 막 힐 정도였다..
쉬엄쉬엄 풍경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새 촛대봉에 도착했다..
시끄러운 단체 산꾼에 중공군처럼 밀려온다..
귀가 아프다..
여수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단체가 마주하며 인사를 건네지만 일일이 답을 해 주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었다..
고등학생들이 떼로 몰려온다..
등산화 신은 녀석도 없고 스틱을 잡은 녀석들도 없다..
남한 땅 최고봉을 뒷산 산책하듯 즐겁게 오르내리는 젊음이 그져 부럽기만 하다..
세석대피소가 보인다..
눈에 보이면 20분이고 ..거의 다왔다..
힘이 들엇나보다..
나를 힘껏 째려본다..
그늘이 하나도 없다.
바람도 별로 불지 않는다.
어설푼 산꾼들이 자리차지할려고 다툼소리가 요란하다..
팔도음식냄새가 진동을 한다..
약간 불쾌감을 느낀다..
찌지고 뽁고..
이자리를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밖에....
하산길은 늘 기분이 좋다..
이곳에 서면 지난 시간을 회상하는 것도 지리산이 주는 행복한 시간이다..
많은 추억이 떠오른다..
아무 사고 없이 산행을 마쳤다..
얼쭈 20키로를 걸었으니 결코 쉬운 산행은 아니었다..
긴 산행에 발바닥이 불이난다..
화욜까지 산행의 후유증을 앓고 산행기를 끄적이며 또 지리산을 꿈꾸겠지..ㅋㅋ
이번 주도 지리산 갈까?~~~~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만복대 (0) | 2020.06.01 |
---|---|
노고단털진달래 (0) | 2020.05.14 |
지리산 출사산행 1 (0) | 2019.06.06 |
2019년1월1일..새해맞이(천왕봉일출) (0) | 2019.01.04 |
천왕봉을 또 오르다 (0) | 2018.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