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8 토
가지산 겨울풍경......
정상을 빠져나와 쌀바위로 향한다..
지난밤 새벽 울산에는 시원한 눈이 함박스럽게 내렸다..
시선님께 문자하니 "비도아인것이 눈도 아인것이 온다는 것이었다..
때를 놓칠새라 마른가지마다 영롱하게 맺힌 얼음꽃 을 보러 아님 눈꽃을 보러.....
오늘따라 장엄하기 짝이없는 쌀바위의 모습이다...
쌀바위로 가는 등산길은 각종눈꽃세상이다...
이 길을 걷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면 하얀눈과 파란하늘이 눈이 부시게 보일꺼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눈꽃만 실컷 보았다...
희안한 눈꽃을 보느라 모가지 뿌라지겠다..ㅎ
정말 다양한 눈꽃모양들이다..
솜사탕모양, 침엽수모양, 별모양, 산호초모양.....
학심이골로 올라오는곳이다...
작년가을에 길을잃어 막 치고 오르니 여기가 나오더라...ㅎ
겨울......
가지산에 눈 쌓인 기암괴석과 쌀바위는 등산객의 눈길을 이끈다..
또 가지산 정상 주변에는 암릉이 많아 설경과 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이런모습의 쌀바위는 처음보는듯......
눈꽃사이로 바라보는 쌀바위의 독톡함에 많은 등산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낸다...
겨울 가지산은 등산객들이나 사진작가들에게 매혹을 넘어 유혹한다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은 조망이 없어 못내 아쉬운 산행이다..
쌀바위가 매혹적인게 아니라
저 초짜 찍사의 포스가 유혹적이다...푸히잇
밥 묵다말고 순간 하늘이 열린다....
시야가 확 트이는 느낌을 주는가 싶더니 눈 깜빡할 새에 또 구름에 갇힌다..
오늘 정말 복받은 등산객들이다..
밥먹느라 정신이 없다..
싸온 음식들이 니꺼내꺼없이 전부다 모여앉아 나눠먹고 함께한다..
식어빠진 밥만 가지고 온 산객들을 위해 라면도 대신 끼리주고 그 댓가로 마누라머리만한 사과한개 얻어묵고
저기 고무다리이 안에 물이 깡깡얼어 식수가 없어 눈으로 라면을 끼리는 산객도 있고...
순간 하늘이 열리니 신비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말이라 많은 산객들이 가지산을 찾는다..
운문령에서 올라오는 도로가 해제가 되었나 보다...억수로 올라온다..
와우~~~
저 사진작가들 오늘 복 무지 받았다....
하늘이 열리기를 몇시간째 기다렸을 것이다...
구름이 걷혀도 가지산정상은 여전히 갇혀있다...
잠깐한 4~5분동안 보여주고 다시 닫힌다..에이
눈구름이 왔다리갔다리 쌀바위를 휘감는 안개는 신령스럽게 보인다..
바위를 찍고보니
눈을 지긋이 감고있는 노인얼굴형상처럼 내눈엔 보인다..
마치 신령님같다...
눈을 지긋이 감고있는 쌀바위 신령님같이 보인다고 마누라가 소리친다..
한번 산신령노인으로 보이니 자꾸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번더 보고 간다..신령님얼굴맞다 맞네.....ㅋ
특이한 경험을 하고간다..
운문령으로 이어지는 임도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사막위모래를 밟는 것처럼 피곤하다..
장단지가 땡기고 안쓰던 근육이 뻑쩍찌근 하다..
참으로 인연이 무섭다는 생각을 한다..
새해일출산행을 함께한 덕유산님을 여기 이장소 이시간에 만나다니.....
사람보기를 돌같이 하는 나와 다르게 마누라는 매의 눈으로 사람을 기억한다..
앞만보고 가는 덕유산님을 불렀다..대답이 없다..아닌가?
크게불러봤다..뒤돌아본다..
어부인눈구경 시켜준다고 쌀바위까지만 갈요랑으로 왔다는데....
이것도 인연인지라 인증샷으로 추억을 남긴다..
저 짧은 다리로 눈구덩이 헤쳐나온다고 욕본다..
등산객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중간에 석남사로 바로 빠지는 직행산길로 내려서는데
그놈에 브레이크가 안걸려 체력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음을 비우고 내려가는 마누라는 잘도 내려가는데
비우는거라곤 화장실가는 것 밖에 없는 나는 땀이찔찔날 정도로 덥다...
다이렉트길이다...
벌써 다 내려온것같다..
흙이 보이기 시작한다..
흙길이 얼마나 그리웠는지.......ㅠ
석남사계곡에는 벌씨로 봄이다..
계곡물이 차다..아니 시원하다..
아이젠과 신발을 대충 씻고
보무도 당당하게
오늘하루일을 보람차게 끝마친듯한 모습
고급지게 걸어간다..
뒤로돌아서 삼배함장도 고급지게 하고...
안전하게 행복하게 즐겁게 산행한 것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면서..
내 산행의 진정한 의미는
어떤의미를 찾는게 아니라 그냥 그순간에 일어나는 모든현상에 매달리고 집중하는것이다..
오로지 그순간에 몰입하는 것이다..
모든것을 잊고 아무런 생각없이 산길을 걸을수 있을때가 내게는 가장 큰 의미고 자유로움이다..
눈이 녹아 질퍽거리는 산길을 걸어본기억이 없네...오늘만큼은
봄은 차갑게 우리곁에 찾아와 있다..
온산에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있을 것이고
그때쯤이면 또다른 계절 여름을 기다릴 것이다..
앞서서 살고 싶지는 않다..
그냥 오는대로 주어지는 대로 그냥 그렇게 살고자 한다..뭐 특별한 능력이 없으니까...ㅎㅎ
내려와 주차장에서 바라보니 여전히 가지산은 구름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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