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12
마음비우러 떠난 사찰여행
기돗빨 쎄다는 운문사사리암으로...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 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을 살 수 있어야 한다..-버리고 떠나기 중에서- 법정스님의 인생수업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쯤 생각해 볼 교훈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법정스님의 무소유 중에서-
-미워하는 것도 내 마음이고 고와하는 것도 내 마음에 달린 것이다..
-화엄경에서 일체유심조 라고 한 것도 바로 이 뜻이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야 할 필요도 없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려고 애쓰는 일 자체가 집착일 수 있는데,
사람도 물건도 어느 것 하나 내 것은 없는 것을......
나 조차 곧 없어질 존재가 아닌가
잠깐의 산책을 나온 이 소중하다 못해 아까운 날들을 감사하고 최선을 다해서 살면 그 뿐..
누군가 나를 오해한다고 한들 이해시킬 필요가 뭐 있을까? 나 조차도 나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주위 사람의 기분을 신경쓰고 맞추어 준다한들, 맞추면 또 얼마나 맞추어 줄 수 있을까...
-법정스님의 인생수업-중에서
자주 버리고 떠나는 연습을 하란다
자주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곧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한번 버리고 떠나보는 연습을 해볼려고 사리암을 찾는다..
스님을 만나러가는 그길은 동시에 잃어버린, 놓아버린, 놓쳐버린 나를 찾고 만나고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길이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순간순간 새롭게 피어나라" 법정스님법문이다..
살다보니 세상어디 하나 쉬운것이 없는것 같다..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의문을 가져보지만 답은없다..
맞은 자국마다 시퍼렇게 피멍이 들 정도로 혹독한 아픔으로 =무소유=의 한구절을 읽으며 마음을 치유하는 요즘이다..
원래는 매표소를 지나면 소나무길이 시작되는데 집에서 늦게 출발한 관계로 차로 이동합니다..
빼곡히 들어서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길로 걸어가면 바람에 실려오는 짙은 솔향기는 탐방객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길이다..
솔바람길..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숫타니파타 경전중에 이런말이 나옵니다..
얼마나 도와 덕을 쌓아야 이런삶을 살수 있을지.....ㅎ
입구에서부터 나타나는 아름드리 소나무길을 걷노라면
이 길을 솔바람길이라고 부르는 이유 실감합니다..정말 좋습니다..
지금시각이 오후 두시 반..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갔다..
입구에서 메밀칼국수 한그릇하고 천천히 걷는다..
사리암 초입부터는 완전 고바위급경사다..
내 손안에 쥐고 있는 욕망은 과연 무엇일까?
갑자기 은둔생활이 하고싶은 생각이 든다..온갖 잡일들이 불려나왔고 머물렀다가 다시 어디론가 떠나가 버린다..
불안,희열,허무..붙잡고 싶은 것이기도 하고 뒤를 닦을 휴지처럼 버리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워낙 높은지대에 암자가 있다보니 식자재를 이렇게 전용케이블카로 옮긴다..
지금부터 물한모금 하고 꼬불꼬불한 1008돌계단을 오릅니다..
소원을 들어 준다는 나반존자가 있는 그 험한 산길에 놓여진 1008 계단을 합장하며 하나하나 디디며 ...
저 각기목은 늙은노보살님들 위한 지팡이 입니다..
군데군데 설치되 있어서 필요하신분 사용하시다가 이렇게 모아둡니다..
1008계단 다 올라왔습니다..켁켁헥헥
식자재전용케이블카가 도착하니 스님 결재하시느라 바쁘십니다..
아스라이 높은 듯한 그곳...사리암
운문사 암자 중에서 젤 높은 곳에 자리한 사리암은 가장 찾기 어려운암자입니다..
그래서 이곳 사리암은 한가지 소원은 들어 준다는 기도처로 입소문이 자자합니다..
사리암의 사리굴..
전설에 따르면 현재 굴법당의 안쪽 바위 구멍에서 쌀이 나왔다고 합ㄴ다..
한 사람이 살면 한사람 먹을 쌀이 나오고
백 사람이 살면 백 사람 먹을 쌀이 나왔다고 합니다..
쌀이 많이 나오게 할 욕심으로 구멍을 넓힌 뒤 쌀 대신 물이 나왔다고 합니다..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겟지요
이곳 사리암은 국내에서 나반존자불을 모시는 흔치 않은 기도처로
팔공산 갓바위와 함께 기돗발이 잘 받는 곳으로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평일날에도 이렇게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으니
공양시간을 어겨도 절대 굶기는 암자가 아니라는 소문입니다..
한번와 보시면 또 오게 만드는 암자입니다..
산봉우리 바로 아래 자리한 암자답게 좁은 공간에 최대한 높게 쌓아올린 절집입니다..
공양간입니다..
차만 한잔 얻어 마시고 나옵니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장독대 너머로 내려다본 풍경이 참 아름답니다..
학심이골도 한번 가 보고 싶습니다..
성질급한놈은 벌써 가을놀이를 합니다..ㅎ
사리암에서 한참을 머물다 운문사로 내려옵니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백장청규를 철저히 실천하고 있는 비구니 스님들이 밭일을 하신다..
사문운산거호....대구 동화사 말사랍니다..
운문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사찰입니다..
약300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의 삶을 이어가는 도량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느 사찰보다 차분하고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유명한 처진소나무입니다..
처진 소나무는 가지가 밑으로 축 처진 모습을 하고 있어 이렇게 기둥을 받쳐놨네요..
스님들이 매년 봄가을로 뿌리 둘레에 막걸리를 물에 타서 뿌려준답니다.
경내로 들어오면 눈에들어오는 평온함이 확 느껴집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만세루앞에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 졌습니다..
비구니사찰이라 그런지
뒤뜰정원도 아주 정갈하게 이쁘게 잘 꾸며놨습니다..
며칠전 친구따라 뭘보는데를 같이 가자해서 갔다..
친구는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고 이사를 언제가야 좋을지..또 이것저것을 막 물어보았다.
나도 간김에 가족생년월일을 적어보란다..
"아~`됐심더,,안 볼람미더" 자꾸 봐주겠단다..
얇은 책 한권을 상위에 놓고 내가 불러주는 생년월일에 해당하는띠를 확인하는 아주머니는 60대중반쯤 되보였다..
"음~~남편은 착하고 아주꼼꼼하고 완벽한 성격이네..둘이 의견충돌이 잦네""
이런사람하고 어찌 같이 사노? 니 아이믄 절대 같이 살사람 없다""
우짠다고 이런놈한테 걸릿노?"옆에있는 친구 박장대소를 한다.
첫번째 돌직구에 정신이 항개도 없었다..
""니눈 니가 쑤씬기제??시방와서 머 우짜긋노.""
참 그라고 말조심해""구설수에 오르내릴수 있어""
(난 속으로 얼마전에 있었던 복권사건인가?""하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간다)
와~~할마씨 완전 도사네도사....
아이들은요??""
공짜로 보믄서 멀 또 물어싸""
너그아 들은 다 똑똑하네..무조건 잘되 둘다 기생기질이 좀 있네""요즘말로 탤렌트기질이 있다말이다..
억수로 미인이다..""
안보고도 우찌 그리 잘 압미꺼?""
둘다 저그아부지 저그엄마 반반 닮았다..됐다..둘째놈이 물건이네""
지 머리믿고 공부를 안하네""
두번째 돌직구다..
봐주는 아주머니는 손가락을 열심히 여러 번 이래저래 꼽으면서 꼽는 중간마다 촉이 "팍' 오는지 여러 말들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남편은 예술을 했으면 지금쯤 아마 예술대통령을 했으도 했을끼라""
예술적감각은 타고난기라 ""
무슨예술이든 체육이면 체육 미술이면미술 음악이면 음악"다 재능이 있는기라""근데 시방 머하노?
예""예술하고 아무상관엄능거 함미더..""
"그니까 재물복이 없는기라"""
세번째 돌직구를 날린다..맨날 듣는 소리니까 뭐 벨시리.....
근데 부부금실은 좋다""
재물복이 없는데 금실이 좋십미꺼?내가 묻는다..
하모~좋다 억수로좋다
""재물복은 뒷방 삼신할매가 보살피주야 되는기라...""사주팔자에 돈복없다 고마"
사람이 좀 갑갑하게 사는 스타일이네""
완전 FM되로 산다""
일러주는 말들이 사실과 너무 똑같아서 나는 뜨끔했다..폐부를 깊속이 찌르는 뜨끔함이었다..
아줌마도사는 또 말했다..
"남편이 시방 뭔가를 개혁를 꾸미고 있어""
네??"개혁요??
"계획"''계획말이다..
"계획요?이날이때껏 살아도 평생 계획이라고는 모르는 사람인데 무슨 계획을....??
나는 무척 궁금해서 되물었지만 아줌마도사는 대답을 얼버무렸다..
아래사진과 비교하니 세월이 벌써 너무많이 흘렀습니다..
파릇파릇한 이십대를 회상하면서 다시 그 자리에 섰습니다..
아마 고현산등산할때 잠시 들렀던것 같습니다..
키가큰 친구는 지금 어디서 뭘 하면서 살고 있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혹시 아시는분 있으시면........ㅎ
저래 아무생각없이 텔래텔레 걸어오는 저 사람이 무슨 계획을...??
아~~댁빠이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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