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카메라가 목숨을 거두었건만 쉽사리 하나 장만하지 못하고 있다..
있는게 돈 밖에 없는 전씨가 요때 젤 부럽다..ㅎ
마누라는 고쳐서 써라는데 고치는비용으로 하나 사겠다고 하면 헐크 같이 변할게 건너불보듯 뻔하다..
내가 이래 살아가 머하겟노...
요즘 고삼딸땜에 집안이 절간이다..
막상 본인은 집에오면 오락프로챙겨보건만 엄마가 신경이 날카로와진다..
기회다..
날카로운 신경을 무디게 해주면서 슬쩍 운을 띠운다..
""올만에 지리산 구절초보러 안갈래?""
그래 가입시더""
""근데 카메라가 엄따""(최대한 불쌍한모드)
""그라믄 하나 사덩가요""""젤 싼걸로
움하하하하하하하 걸려 들었어""""
2013년 9월1일(일)...집에서 아침9시반에 출발
이왕1박 할꺼면 아예 종주를 하잔다..
(오호 초장부터 쎄게나오는걸...)
체력엔 문제없다 이거지...
중산리에 하산해서 성삼재까지 차회수할라니 거금을 주고 택시를 타덩가 아니면 시외버스를 4번정도 갈아타야 되니까
도저히 계산이 안나온다..그러니까 요번은 그냥 거림으로 가자""
담에 시간봐서 종주 함 하자..한번도 안해봤으니
안온사이에 주차장도 넓혀놨다..
공원지킴이가 지키고 있다..
세석예약명단을 확인한다..
안전한산행하십시요"""깍듯이 인사를 해준다..
통과할 시간이 지나면 절대 입산금지라고 설명해준다..
점심을 여기서 먹을까..아님 더 올라갈까하다 여기서 먹는다..
김밥이 들어있는 꺼먼봉다리를 편다..
밥먹는새 모기들이 바지를 뚫고 허벅지와 궁디에 예쁘게 주사를 네방 놔 주었어요..
억수로 건질거렸다..혹처럼 변했다..
거림계곡이 이렇게 좋았나???
태풍으로 더 넓어진것 같기도 하고.,..
안온사이에 많이 변한것같다..
폭포만 보면 베낭을 풀고 놀고간다..
따끔따끔하게 등짝에 화살꽂이듯 내리쬐던 여름햇살도 이제는 많이 부더러워진 느낌이다..
계곡에서 쉬고있는 저 여인들도 올라갈때는 분명 팥죽같은 땀을 흘렸을것이야!!!
올라오다가 서너번정도 머리를 감았다..
물이 시리다..
지금부터 세석으로가는 산길은 그늘과 야생화 천국이다..
옆으론 물봉선이 지천이고................
하루차인데 8월달보다 훨씬 높아진 세석하늘이다..
이곳은 벌써 가을이 내려앉아있다..
오후네시쯤 도착했다..
저위에선 벌써 공단직원이 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산행제한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서 있다..
올라오자마자 신상털기를 한다..
누구십니까??""이름요"
전화번호 맞습니까??""
그져 세석 뜰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느낌 아니까~~~""
짐을 풀고 대피소 뒤를 오른다..
5년전에 왔을땐 정말이지 구절초군락이었는데...
지금은 산오이풀이 장악하고 있다..
짙은구름이 더 깔리지 전에 영신봉으로 향한다..
반야봉일몰을 볼수 있을까 하고......
지리산 군데군데 이런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단디보라고...
반야일몰은 커녕 안개가 더 밀려온다..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빨리 철수한다..
세석의 초가을이 한껏 우아해진다..이런꽃들덕분에
양옆으로 핀 구절초랑 산오이풀이랑 투구꽃이랑 그리고 쑥부쟁이한테
내 마음을 다 내놓고 싶다..
올해는 유난히도 일찍 핀 가을꽃들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지리산의 여름은 이제 가을에게 넘겨주고 있다...
세석을 한바퀴 순찰하고 나니 배가 실실 고프다..
장 먹던대로 끼리묵고 낼새벽일출을 기대하면서 빨리 잠자리에 든다..
옆사람의 코고는 소리에 잠을 설쳣다..얼쭈 한시간남짓 잔것같다..
들락날락하면서 세석의 새벽하늘을 쳐다보기를 수십번......
별들이 총총총
느낌이 좋다..
새벽4시에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촛대봉으로 간다..
참
오랜만에 촛대봉엘 간다..
다른 표현이 뭐 필요하겠는가
그져
느낌 아니까~~
맑은 하늘과일출
눈부신 구름과 운해
그리고
발아래는 구절초와 산오이풀의 환호성......
햇살에 부서지는 구름이 오만가지의 색채가 있는 촛대봉에서.........................
마누라는 지금쯤 엄청난 엔돌핀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될거야!!!!!!
오우~~~죄송해요 아직 일출뜰 시간이 조금 남았네요...
쫌 있다가 해를 띠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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