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7.26-27
새벽4시 알람소리에 기상을 했다..
주섬주섬 카메라만 챙기고 일출을 멋있게 감상할수 있다는 중봉을 다시 갔다..
덕유의 여름새벽은 추웠다..
마빡에 불밝히는 산행은 오랜만이다..
과연 어떤 그림을 보여줄지 가는내내 심장이 두근반 세근반..합이 여섯근이었다..
덕유에서의 한여름밤의 꿈은 이렇게 꾸었다..
대동여지도를 펼쳐보니 호랑이 꼬리바로밑 똥꼬에 위치한 부산시민과 앞발바로밑에 붙은 인천시민이
니가 많이가네 내가 많이 왔네 할것도 없이 젤 중간지역인 무주에서 만나 산정에서 무한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날씨는 다행히 맑았고 하늘의 구름도 좋았다..앗~~싸
멀리 지리주능선이 선명하게 다보이고 이짝으로 가야산 황매산이 훤한다..
산그리메가 오늘의 주인공인듯..저멀리 운해도 아닌것이 운해사촌쯤 되는것이 분위기를 깔아준다..
처음온 여름덕유..이런 대운이 어디있겠는가??!!!!
오메오메오메오메....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하다못해 머질것만 같았다..
죽어있는 나의 모든세포가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정말 비장한 각오로
오늘 너긋들 다 죽었어.......................
여명사진만 50컷 찍었던거 같았다..
주위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절로 나오고
나는 숨죽이며 빨간해가 떠오르기만 기다리는 순간..제명이 되었어요
나 태어나 이런 풍광 처음보는지라 해를 만날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오를때로 부풀어 올랐다..
마누라 급히 달려와 "머하요?? 퍼뜩 안찍고..
""아~~씨바"" 갑자기 카메라 작동이 안된다.."
??와??""
""이 중요한 순간에 머땜에 안되능교??""
아~~""완전 좃땟다""
정말 울고싶었다..
하필이면 이순간에 왜''머땀시..와이????어디 항의할때도 없다..구자철이는 그래도 심판에게라도 항의를 했지>>
3초후면 빨간해가 짠~~하고 나타할껀데 내가 저라고 있다니...여러분요!!시방 나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이나 되는지요
뜻밖이든 뜻안이든 그때 그때의 상황이나 사태앞에서 수긍이나 사고전환이 빠른 임기응변에 뛰어난 나 라지만..이건 아니자나요....
이렇듯 뜻밖의 따라잡을수 없는 사태앞에서 나는 어떻게 되는가?? 완전 멘탈이 붕괴한다.. 멘붕이다..
낙담할 시간의 여유가 없었다..
우선 마누라가 찍고있던 똑딱이로다가....
각하면 나그네
나그네 하면 각
정말 각 안나오는 폼으로 그래도 열심히 담아보긴 보는데..저폼은 마누라 각인데...참말로
""마 찍기가 싫더라고요...근데 오늘따라 그림이 환상이어라
염장지르는 것도 아니고...속으로 엉엉 울었다..
야속하게도 해는 나를 기다려 주질 않았다..
염치불구하고 우리님 카메라 잠깐 빌려서 환상적인 풍경을 몇컷 찍었다..
헛웃음만 자꾸 나오더라...
우리님한테 정말 미안하고 고맙고 오만생각이 다 들었다..
천만다행인 것은 카메라이름이 같아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랐다..캐@이었으면 어쩔뻔 했을까??ㅎㅎㅎ
마누라가 그나마 똑딱이로 제대로 한컷 찍었다...
이사진부터는 우리님꺼 디구공으로 빌려서 찍은풍경이다..
광각렌즈와 필터 메모리는 내꺼로...
암튼 환상적인 풍경앞에 정말 환장할 정도로 미쳐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우리님은 카메라 뺏긴 후 열심히 포즈만 취하시고....
뒤에 있던 마누라 산그리메가 너무 환상적이라고 막샷날리고.....
지리주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찍고...
저 좋은 풍경앞에서 남 이야기로만 듣던 카메라가 고장이 날 쭐이야~~~
디카의 맹점중의 맹점...언제고장이 날꺼라고 예고라도 해주지...씨바
태어나서 십원짜리 언어 오늘 젤많이 사용했다..아~~~씨 빠
썽이 나 죽을뻔 했다..
마누라가 자주 하는말""항상 위기를 일상화 해라""나으 의지완 전혀 상관없는 위기도 일상화 해야겠다
북한이 핵을 가져나하나 말아야하나 이런 위기 고민도 해?말어?
그래도 우리두리님 덕분에 환상적인 풍경도 구경했겠다..
그래도 마음엔 소망을 품고 걸음엔 흙을 달고 초긍적인 생각으로 다시 대피소로 돌아와서
덕유의 산정에서 저 아름다운 산그리메를 보면서 아침 만찬을 즐긴다..
비록 메뉴는 라면에 오뎅이지만 마음이 아름다운사람들과 함께 먹으니 요정 요리상 부럽지않았다..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올라 중봉거쳐 삿갓골재에서 황점으로 하산하는
16키로의 산행길
참고로 중봉을 세번씩이나 왔다갔다 올랐음
도대체 이길을 몇번 가는거야??!!
같은길이라도 어제다르고 저녁에 다르고 아침에 다르고 시시때때로 변한다..
어제 안피었던 꽃이 피어있고 이미 피었던 꽃은 떨어지고...
중봉을 오르는데 햇살이 벌써부터 작렬입니다..
오늘따라 구름이 왜이리 조은거야?!
지금부터는 마누라는 폰카
내는 똑딱이로 열심히 찍어댑니다..
산행사진정도는 똑딱이도 충분하다는걸 느끼면서...
속으론 울면서 걷습니다
전쟁중에 기관총 대포로 응수하다
권총으로 맞서는 기분...ㅠ
곰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고..
마누라한테 똑딱이 설정에 대해 묻습니다..허~~참나
오늘 정말 나그네 각 안나온다..
""내도요 오늘 당신때메 폰카로 평생찍을꺼 다 찍게 생겼으요>>>"
뱅기모드로 해놓고 열심히 찍는다..ㅎㅎ
수천마리의 잠자리떼가 약올린다..
꽃에 앉았다 않앉았다..
흰여로꽃이 군락을 이뤘다..
덕유평전을 지난다..
비비추군락이다..정말이지 없는게 없다..
그야말로 꽃천지다..
갈생각이 전혀 없는듯..걸음을 떼지를 못한다..
카메라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통한의 패배를 시원하게 당하고 나니
미치도록 아름다운 그림이 눈앞에서 아른거리는데 ......
누말마따나 심장을 철수세미로 쓱쓱 긁는 느낌이었다..
여기가 어디드라...에이씨
썽이 나서 갈차주기도 싫다..
백암봉을 지나면 원추리군락이 아주 멋찌다고 우리님이 입이 닮도록 브리핑을 하신다..
어느한곳 안 멋찐곳이 없는 여름덕유...
오늘의 산행대장인 우리님..
그것이 알고 싶은 추적60분수첩 처럼 으찌나 세세하게 설명하시는지........
그런데 말입니다..여기서 끝이아닙니다..
행여 놓칠까바 열걸음가면 이것봐라 또 열걸음가면 저것봐라..하셨어요
드디어 원추리 군락지에 도착합니다..
세상어디에도 없는 아름다운풍경에 푸~욱 빠졌다..
카메라의 죽음을 적에게 알려야 할 장소다..ㅠㅠ
불평해봤자 달라지는거 없다..
이 좋은곳을 카메라는 못보고 죽었다..
아~~~썽이나 죽겠다..
폰으로 찍어대던 마누라
폰을 어떻게 들고 오나 싶었더니..폰이 뱃살에 파묻혀 안빠지게 잘 메달고 산행을 했네그려...
불난데 기름붓고 선풍기 돌리고 있는 나의 마음에
어떻게 이렇게 그림을 만들어 내서 나를 보란듯이 놀려대는지...
카메라 죽음이 더욱더 마음을 쓰리게 한다..
다음에 또 오입시더""마누라말에
""누가 그때도 이런 그림만들어낸다는 어디서 보증서 받아놓은것도 아니고"""
그져 이 상황 받아드리자 받아드리자..
이 그림을 보면서 순간의 짧은 행복을 느끼면서.....
삶의 깊이와 희노애락에
조금은 의연해 질 수 있는 나이
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을
어슴푸레 까닫는 나이
눈으로 보는 것 뿐만 아니라
가슴으로도 볼 줄 아는 나이
이제껏 마누라를 이기고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마누라에게 지고 살아야 하는 나이
여자는 남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어가는 나이
폰 빠지겠다고 일러주면
개소리말고 당신이나 잘해"""하는 마누라가 무서운 나이..ㅎㅎㅎ
정말 남자가 되어가는 여자다..
여자는 팔뚝이 굵어지고
남자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나이
사람들 속에 묻혀 있으면서도
사람들의 냄새가 한없이 그리워지는 나이
이런 풍경을 볼때면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는 나이..
겉으로는 많은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나
가슴속은 텅 비어가는 나이
이런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먼 훗날 추억이 되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소망보다는
자식의 미래와 소망을 더 걱정하는 나이...
눈가에 자리잡은 주름이
제법 친숙하게 느껴지는 나이
참말로 열심히 살아온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충분히 이런 풍경 즐길의무가 있는 나이다..
겨울덕유에 혼쭐이 나서 여기에서 바로 하산했다고 자랑하는 우리두리님 앞에 폼한번 잡아보고...
아직도 갈길이 멀다..
간간히 덕유종주 하시는산객도 만난다..
물을 퍽이나 많이 마신 산행이었다..
여름산행은 물이 생명이다..
마누라는 빌려줘도 물은 안빌려준다는 말이 있다..ㅎㅎㅎㅎ
무룡산을 지나면 또 깜놀할 만한 원추리군락이 있다고 살짝 귀뜸을 해 주시는데 나에겐 어찌나 크게 들리든지...ㅎ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함께 가니 전혀 힘든산행이 아니었다..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우리님...
마음이 나보다 더 급한 모양이다..
좋은거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 읽을수 있었다..
가히 천하장관이다..
말이 필요없다..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기 아니라..
이순간 만큼은
꽃이 사람보다 훨씬 아름답드라...
난리 부르스다..
저 멀리 남덕유산 서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공연이 끝난 후 빈 객석에
홀로 앉아 있는 것처럼 뜻 모를 외로움에 빠져드는 나이
이럴때 슈퍼울트라감마액스호르몬이 나와야 하는데...ㅎㅎ
그래야 외로움을 덜 탄다..
맨처음 아무것도 모르고 덕유종주 한 사연을 풀어놓는다..
너무 힘들어 죽을뻔 했다고 아양을 떠신다..
두번 다시 무모한 도전은 안하겠다고 시골처녀님 앞에서 맹세하셨다..설렁설렁 뒷짐지고 다니겠다고
모든것이 처음이다..여기도 처음이다..
여기서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실컷 쉬었다 간다..
알탕하고싶어도 물이 차가워서 참았다..
한참을 발과 무릎을 맛사지하고 나니 살것같다..
다시 올라갈수 있을정도다..ㅎ
오늘 하루 왠종일 원추리와 씨루다가 내려왔다..
동네어귀에도 이렇게 원추리가 있고 우리님 베낭끈에도 원추리가 있고 내눈엔 온통 노랑색이면 원추리로 보이니......ㅎ
죽음과 세금은 피할수 없다더니..
헤어질 시간도 피할수가 없다..
택시를 불러놓고 두리님이 사주시는 아이스케끼를 한입물고나니 여기가 천국이구나...하는생각
황점마을동민 위안잔치 노래자랑이 한창이다..신난다..신나게 사는 황점마을이다..
택시비도 우리님이 내시겠다는걸 겅거이 말리고 내가 냈지만 저녁식사 대접하시겠다고
다시 무주리조트로 와서 ""삼계탕 한뚝배기 하실래예??하시는걸 밥먹은지 얼마댔다고요..""고마 마음만 감사히 받겠심다..하고 돌아서는데
가다가 커피한잔 하라고 거금을 던져주시고는 우사인볼트보다 빠르게 도망을 치신다..
불혹의 강을 건너
지천명의 문고리를 잡고서야
지나온 세월의 흔적을
애써 감추려 듬성듬성 서리내린 머리카락에 염색을 한다..
다 부질없는 일인지 알면서도......
<<이채의 중년이라는 나이>>라는 글귀다..
한여름밤의 꿈을 야무지게 꾼 덕유산에서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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