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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산행과 여행

한여름밤의꿈...덕유산향적봉

by 나그네김 2013. 7. 29.

 2013.7.26~27

 

이름도성도 모르는 오로지 온라인상에서만 만난 닉네임이 우리두리님이

나의 블방에 단골고객이자 블방절친이다..

언제한번 꼭 산행을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내비친지 언 3~4년만에 성사를 이루어냈다..

한달전부터 여름덕유산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러브콜을 보내신다..

나야! 머 무조건 오케이다..

 

향적봉대피소에 보름전에 예약해 놓으셨단다..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구경할라믄 그리해야 된다꼬....

여름에 머 구경할꺼있다고 곤돌라를 운행하지??약간의 의아함을 안고

카메라 청소도 할겸 온오프가 뻑뻑해서 AS맡기고 총체적으로 카메라 수리하는데 정성을 다 쏟아부은 며칠이었다..

단군이래 처음 가보는 여름의 덕유..과연 어떤 풍경일지 억수로 궁금한채 비만 안오기를 기대한다..

 

기상예보 관계상 일정을 하루 앞당겨서 금욜출발한다..

우리두리님은 오전근무마치고 오실예정이므로 미리 향적봉에 가서 놀고 있으란 특명을 내리신다..

대장답게 우리의 앞가림을 추슬러 주시니 우린 까라면 까야된다..

곤돌라 운행시간이 오후 6시까지란다..

우린 2시반에 도착해서 겨울의 덕유와는 사뭇다른 여름의 덕유모습에 약간 상기된 맘으로 차가운공기에 깜짝 놀랬다..

 

초보자를 위한 스키강습장소가 골때가 한쪽에만 있는 축구장으로 변해있었다..

우리두리님이 예상도착시간이 오후4시반이라고 알려주신다..

우린 천천히 빨리 안전운전 하고 오시라고 알려준다..

사고방지할라믄  최대한 속도를 내서 고속도로위를 빠른시간내에 벗어나야하므로 도로위에 오래오래 있으니까 사고가 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면서 여기저기 구경을 한다..

 

쉴새없이 돌아가는 곤돌라가 언제한번 쉬는지 무척 궁금했다..

눈꽃세상이 아니라 그냥 꽃세상이다..

 

 

여름에 타보는 곤돌라안은 그야말로 사우나실이다..

곤돌라에 내려서는 순간 영하1도의 느낌이었다..바람이 시원하다못해 차가웠다..

 

향적봉으로 가는 길목엔 벌써 원추리가 우릴 반겨주고

짙은 초록으로 부풀어 오른 각종 나무들과 수많은 종류의 각종 야생화들이 주렁주렁 거리고 있다..

 

 

 

최고급반 스키어들이 직각활강하는 장소에 서니 그냥 수많은 야생화가 피어있는 너른 들판모습이다..

 

 

 

 

텅비어 있는 탐방지원센타를 지나고

 

이 상황에서 안에 사람이 있었다면 얼마나 쪽팔렸을까...

흔히 젊은것들이 하는 미러사진찍기 놀이도 해 봤다.. 

밥도..

밥도..

    밥도......

구슬프기 짝이 없다.. 소쩍샌가 먼샌가 모를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밥달라고 울기나말기나 우리는 야생화 만들어 놓은 천국에서 이렇게 놀면서 올랐다..

 

 

 

 

 

 

 

 

 

 

 

이열횡대로 끝까지 각종야생화의 사열을 받으며 오르니 어느새 향적봉이다..

이쯤오니 열아홉 먹은 짝딸에게서 전화가 온다..

딸은 엄마가 보고파서 고삼딸을 내팽개치고 서러워서 전화를 한것이 결코 아니었다..

밥통을 열어보니 한톨의 밥알이 없어서..."엄마 밥통 어떻게 사용해?"

딸에게 밥통 작동방법을 알려 주었다..잠시 후 딸에게 또 전화가 온다..

"엄마 쌀은?"

그 옆에 디비바라..

"엄마 언제와? 언니가 찾아...

"왜

"까만 원피스 읏따 뒀냐고 묻는데..

나의 딸들은 왜 이모양일까.....

"엄마아빠 요양좀 하고 간다고 전해라""다 너그들때메

 

 

해질녘까지 이곳에서 왔다리갔다리 걸었다..

하늘에 구름이 좋았다 안좋았다 반복하면서 아름다운 일몰을 상상했다..

 

 

스키어들이  신나게 내려가는 길이 마치 소방도로처럼 보인다..

평일이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올라오고 있다..

쏟아지는 햇살이 덕유의 서늘한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

아~~시원하다..

 

 

 

 

 

 

 

 

 

 

 

 

 

 

 

 

 

 

힌 산꼬리풀이 덕유의 구석구석 가는길목마다 차지하고 있다..

깨끗하다..

보라색인데 왜 흰 꼬리풀일까??

대피소에 잠시 들른다..

우리두리님이 오기까지 중봉으로 향한다..

고혹적인 모습으로 향을 풍기는 도라지위스키가 아닌 도라지 모싯대가

줄지어 서 있다..

 

 

 

모싯대에 질세라 나리꽃도 양사이드로 줄을짓고....

 

 

 

우리는 이 나무에 주목 안할수가 없었다..

주목이다..살아천년 죽어천년

난 주목대신 앞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동자꽃에 주목했다..

 

 

얼쭈 우리두리님이 올시간이 되어간다..

중봉가던 길을 중간에서 멈추고 다시 대피소로 왔다.

기다리는 동안 물길러 간다..

서울말은 끝말만 올리믄 댄다캣제??웃지방 사람이라 행여 나의 액센트강한 사투리 못알아 물까봐 열심히

끝말만 올리는 연습을 했다..

향적봉 샘물은 차갑다못해 손이 시렸다..

머리에 물을 부으니 골이 빠게지듯 시려웠다..

우리두리님을 대피소에서 만나 죽은자식 살아돌아온 듯 뜨거운 포옹으로 인사들 나누고

해가 지기까지 중봉을 다시 갔다..

가는 동안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와 서로 호구조사를 간단히 하고

마치 맨날 만난 사람처럼 전혀 서먹 어색하지가 않았다..

 

나의 기우 였을까??끝말을 안올려도 되는 우리두리님이였다..

"아요!!누구누구엄마 이것쫌보래"이렇게 말문을 시작하는 우리두리님...

 남편은 우리님 아내는 두리님..합쳐서 우리두리 라는 닉이 탄생되었다는 일화가 공개되고

그의 표정은 법없어도 살사람이었다..

무엇보다도 우리님은 마음이 따뜻하고 소통을 중요시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아내인 두리님은 그져 수십년동안 묵묵히 남편뒷바라지와 주부로서의 자신의 역활을 톡톡히

수행하면서 열심히 사시는 전형적인 현모양처이라고 얼굴에 쓰여져 있었다..

손을 보니 알수 있었다..바지런한 손맵시

투박한 손이 네일아트를 한 손보다 더 아름다웠다..열심히 살아온 증거다  

참말로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누구인가를 배려하려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삶만큼은 솔직한 사람들이다..

 

누워있지 말고 끊임없이 움직여라

움직이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분명 두사람 누운것 아니다..쭈구리고앉아있다..

머 우짤라꼬요....

안개가 점점 짙게 깔리고..

짙게 깔리는 안개가 마음에 영 들지 않아도 웃으면서 받아 들이는 우리두리님

 

돈이 재산이 아니라

사람이 재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상의 화원이 따로없네..

활짝웃는 두리님과 웃는것도 아니고 안웃는것도 아니고 어정쩡한 저 포정..

작품 배리나쓰..

 

여기도 작품 배리나쓰..

두리님요..오다가 뭘하나 안줬습니까..

웃는데 세금붙는다요?면세라요면세

알고보니 수줍음을 많이 타는 우리님..

순정남캐릭터다..

하지만 속으론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순수남이시다..

 

중봉을 나와 다시 향적봉으로 향한다..

안개가 더 짙게 깔리고..분위기잡기 그져그만이다..

마치 물만난 물고기처럼 우리님의 에너지는 백만스물하나,백만스물둘 이다..

 

다시 올지 안올지 낼 아침스케쥴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미리 단체사진 인증하고

 

 

 

 

 

서로 세상사는 이야기로 시간을 보낸다..

안개가 그칠기미가 없어 대피소로 가서 이른저녁을 준비한다..

인천에서 젤 유명한 추어탕을 준비해오셨다..

맛이 기가 막혔다..

먹는 식성도 비슷했다..

우리를 대접할려고 인천에서 바리바리 싸오셨다..

옆테이블엔 찍사분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추어탕을 어떻게 준비해 왔냐고 입맛을 다신다..

두리님이 얼마나 바쁘게 준비를 하셨을까..감사히 잘 먹었다..

우리님표정은 뿌듯함이 흠뻑 젖어 넘쳤다..

 

 

방 배정을 받고 폰 충전을 한다..

윗층은 대학생 산악동아리학생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낮으막한 아래층은 머리박기 일쑤였다..저기서 쿵 여기서 쿵..마누라 머리는 무쇠로 만들어서 안아픔

우리두리님이 머리조심하라고 일러주셨는데 1초후에 까뭇다..

우리님이 가져오신 인천에서 젤 맛있는 집에서  공수해 오신 추억의 찐빵을 배가 터지도록 먹고

내가 찐빵을 좋아 하는걸 어떻게 아셨는지...원

바리바리 싸오신 음식 빨리 먹어야지 베낭이 가볍다..

새벽4시에 알람맞추고

여기저기서 코고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이런 여러가지의 그림을 생각하면서

비장한 각오로 

덕유에서의 한 여름밤의 꿈을 이렇게 꾸었다..

아~~~~이기분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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