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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산천왕봉..결혼기념일에

by 나그네김 2012. 11. 19.

2012.11.17

꽃보다 곱던 스무살 시절

화사한 오월 어느날

천사 같은 모습으로 내게 오던날

그땐 정말 아름다웠지

그 모습 고이고이 지켜주려 했건만

모든게 마음 뿐이였다오

 

 

뒤올아 보면 아득한세월

눈감으면 엊그제 같은 지난날들

굽이굽이 힘든 순간 많고 많았건만

믿음과 사랑으로 나를 지켜준 당신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그래서

하와이 제주도 유럽

다 필요엄꼬

우리가 젤 좋아하는

지리산천왕봉으로 결혼기념여행겸 산행을 떠납니다..ㅎ

 

 

 

천왕봉의 정상석은 볼때마다 느끼는 희열이 다릅니다

하늘과 맞닿은듯 더이상의 오름이 없는...정상

 

 

주말마다 늦가을 답지않게 비가 내린다..

금욜저녁에 잠깐 비가 내리더니 토욜새벽엔 제법 많이 내린다..

그칠줄 알고 출발한다..왜 기상청을 믿으니까....

 

잘하면 천왕봉엔 비가 아니라 눈이 올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벌씨로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놀기좋아하는 나에게 요즘 일이 없다..땟거리걱정도 잠시

경험상 이정도 날씨믄 지리산주능엔 눈이 소복히 쌓였으리라.............

 

진주를 막지나자 오던비는 그치고 하늘이 갈수록 맑아지더니 중산리 주차장에 들어서니 맑고 깨끗한 전형적인 11월의 날씨다..앗싸

하지만 유독 천왕봉 근처에만 짙은 구름안개가 잔뜩 끼어있어  눈이 내렸는지 확인이 않된다..

 

누가 부른다..어디가십니까? 급한 나머지 주차비주는것도 이자삐고...ㅎ

 

 

 

 

중산리 계곡으로 들어서니 마치 한여름계곡의 물소리처럼 우렁차게 들린다..

나무이파리들이 하나도 없으니 계곡속살 모습이 자세히 보인다..

 

칼바위를 지나 법계사쪽 방향을 잡고 오르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몸이 가볍다..새벽공기가 참 알싸한것이 너무 맛있었다..

마누란 더 잘 올라가드라..베낭에 든기없어서 걸음이 가벼웠구나

 

 

칼바위를 사진 안찍고 간적이 없어서 오늘도....

 

 

 

 

망바위에서 잠깐 사탕두개 입에 털어넣고 법계사로 오르면서 몇번이고 하늘을 쳐다본다..

지금부터 바람세기가 장난이 아니다..

능선을 휘감으며 거세게 불어오는 계곡바람은 영하10도 느낄정도다..

 

 

 

 

오랫만에 왔다..

눈쌓인 법계사의 모습을 담으려 했지만......

 

 

 

로타리산장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물론 김밥두줄과 따신커피다..

전국각지에서 내가 만난 지방대표로 많이들 오셨다..광주진주창원함안삼천포서울에서..

서로 나눠먹고 물물교환도 하고 김밥두개주고 소세지두개받고

 

 

 

 

 

 

구석진 곳에는 녹다만 눈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짬을내어 경내로 드간다..몸이 가벼운관계로 빨리 올라왔다 그래서 드갔다..

 

울나라에서 젤높이 자리한 법계사 적멸보궁..기가 대단하다..

이곳저곳 둘러보고 살째기 나올라 하는데 스님께 붙잡혀서 대추차와 흰떡을 대접받고 좋은말씀많이듣고 나왔다..

30분정도 지체를 해 버렸다..그래도 개안타..빠른걸음으로 30분벌면된다..

 

 

 

 

 

 

 

 

 

 

 

 

 

 

팽소 맑은날이믄 멀리 삼천포 와룡산도 다 비는데 안개가 너무 심하게 끼어 백미터 앞도 안비드라...

오르면 오를수록 안개는 더 심하고 서서히 하얀세상이 펼쳐지드라..

 

 

 

 

 

 

 

 

 

 

유화같은 느낌의 하얀세상...

팔자에도 없는아들 하나 얻을라꼬 별짓을 다하네,,ㅎ

어떤이의 섬세함을 보면서

조각을 완성시켜놨드라

개선문에 오니까 온통 하얀눈에 안개까지 덮혀 산아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새로운 세상에

빨려들어가는 그낌이다..좋다..

 

 

 

 

 

 

 

 

 

사진을 찍으면서 천천히 오르다보니 전혀 힘들지가 않았다..손만 약간 시려울뿐..글타고 이 좋은 경치를 놓칠 순 없잖은가

가다가 찍고 가다가또찍고...시간이 점점 늦어진다..그래도 뭐 신경쓰일게 있나머 서두를 필요없지...머

 

 

 

 

 

 

 

 

 

 

 

 

 

 

 

 

 

 

 

 

 

 

 

 

 

 

 

 

 

 

 

 

 

 

 

천왕샘이다..여기서 숨고르기 한판하고 천천히 오른다..

이길은 마치 히말라야의 고산을 오르는 낌이 들 정도로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경사..있는신경 없는신경 있는데로 곤두세우고 머리의더듬이도 바짝 세워서

초 집중해서 올라야 한다..특히 오늘같은기상악화엔..............

 

한치앞도 안보인다.. 짙은안개...

아~~~~ 이 멋진 느낌 혼자 느끼기가 너무 아깝다.. 그래서 천천히 오른다..천천히

 

 

 

 

 

 

 

 

엉금엉금 기어서 오른다..

 

 

바람바람바람...얼굴을 할퀴는 바람

 

 

 

 

 

여기는정상 여기는 정상

베이스캠프 나와라 오바..머 그런포스다

 

 

 

 

 

 

 

 

지리산만에서 나름 기념일을 자축해본다

산좋아하는 마눌에겐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있을라나...ㅎ

 

 

 

서 있기조차 힘든 상황이다..바람바람 불어도 너~~~무 세게분다..

마누란 그래도 히히낭낙이고

 

바람막이만 걸치고 올랐다..

다시내려가 옷하나더 끼어입고 따신커피 한잔마시고 정신챙겨서 다시 올라간다..

이사람은 머지....

겨울산행 준비가 않된 사람들이 간혹 보이드라.. 아마도 늦가을이가 이렇게 눈이 많을지 모리고...

밤새내린 눈은 얼어붙어 아이젠 없이 위험할것 같았다..

수능마치고 체육복만 입고 오르는 학생들...

장갑없이 맨손으로 오르는 사람..걱정은 되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네..

안타깝지만 다시 내려가라는 말밖엔..........

 

 

 

 

이 와중에도 동영상찍는가꼬 난리다..

저 아저씨 다시 내려가드라...

 

바람은 통천문 내려서도 마찬가지...식겁했다..눈 알갱이가 얼굴을 자꾸때려각꼬 따끔거려서 얼굴을 들수가 없드라..

속 내장까지 시원할정도로 정신이 번쩍 들더라.....

그래도 기분은 째지게 좋더라...유쾌상쾌통쾌하드라

 

 

 

 

 

 

 

 

이렇게 사진찍고 있는동안 코에서 찬물이 자꾸 흐른다..

갈수록 바람이 세지지만 추운줄 모리고 나만의 공간에서 잠깐 여유를 가져보고...

 

젖은 장갑이 언다..북풍한설이다..

 

 

 

 

 

 

 

결혼전에..군대시절 이야기를 해준적이 있다..

안되면 되게하라..머 이런 말도 안되는 시절도 보냈다..

비행기 띄워야 하니까 저 하늘에 있는 구름쫌 치워라이..

그래서 치웠다 아이가..

군대선 하라하믄 해야되고 까라믄 까야되고

앞산땜에 전투기 이착륙 안되니까 앞산 밀어라해서 밀었다는 이야기도 해주고...ㅎㅎㅎ

그땐 정말이지 초능력을 가진 남자로 알았을끼다..

그래서 아~~ 이 남자면 나의 인생을 맡겨도 개안타 싶어 시집을 왔을낀데...

 

이 여자 지금에사 한마디 한다..

당신 그러고 있을때 내는 만주벌판에서 개타고 말장수 했다아이가...

그래서 시방 내 머리칼이 이렇다 아이가...

왜이래 나 이런여자야~~~

뻥은 뻥을 낳고 진실은 환희와준희를 낳고 참은 참을 낳는다는 사실.....ㅎㅎㅎ

지금은 씨알도 안맥힌다..

군대에서 축구찬 이야기하믄 애낳는 이야기로 대받아친다..

 

 

 

 

 

 

 

 

봄산에 피는꽃이 그리도 그리도 고울쭐이야

나이가 들기전엔 정말로 몰랐네..

봄산에 지는꽃도 그리도 그리도 고울쭐이야

만약에 누군가 내게 다시 세월을 돌려준다 하더라도

웃으면서 조용하게 싫다고 말을 할 테야

다시 또 알수 없는 인갯빗 같은 젊음이라면

생각만 해도 힘이드니까 나이든 지금이 더 좋아

그것이 인생이란 비밀..

그럿이 인생이 준 고마운 선물

 

 

 

나란히 앉아서 아무말 하지 않고 고개 끄덕이며

내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하나 있다면

나란히 앉아서 아무말 하지 않고 지는해 함께 바라봐줄

친구만 있다면 더 이상 다른건 바랄게 없어....

양희은이 부른 인생의선물이란 노래말이다..

문득 기타를 치면서 부르는 희은누님이 생각난다..공감이 간다 충분히

 

 

 

 

 

 

통천문을 지나니 지리산을 즐기는 산객들이 제법 보인다..

 

이길또한 오랫만에 걸어본다..

걸어도걸어도 좋은길이다..

 

정말이지 못된바람이다..착한바람은 없다..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늪인지 분간이 안되지만

그 얼마나 그리웟던 지리산이던가..

나무가 쓰러졌다..고사목

아주 아프게 바위에 기대고 이 추운겨울을 날것이다..

차라리 땅에 누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진다..

이랬던 나무다..아푸다 마음이

 

 

아무것도 안보인다..

하늘과땅이 구분이 없다..

 

 

 

 

 

 

 

 

 

 

 예전에블친인 한마음님이 바로 저 큰 나무밑에 복분자술 신카놨다고 장터목에 올일 있으믄 꺼내 마시라고 하셨다..

와 진짜로 아즉있네..요놈으로 오늘 결혼기념 축하주로 한잔마시믄 되긋다고

오뎅라면 끼리각꼬 한잔쭉 들이키는데 캬~~그맛이 아주 죽여줬다는.....

한마음! 정말 고맙고 잘 마셨습니다..꾸벅

 

 

 

 

 

 

얼마전 묵는거 각꼬 짝딸하고 싸웠다..팥찐빵 서로 물라꼬 결국 애를 울리고...

마른논에 물드가는거 하고 자식새끼입에 음식드가는거 보믄 부모는 안무도 배 부르다카더만..

나는 내배에 드가야 배가 부르다는 사실이다..

마누라하고 한판 크게 싸우고 내가 당신땜에 절에 댕기는데 내가 절에가서 헛 기도를 했는갑따..제발 쫌 우찌 아하고 같이 놀라하능교...

그라믄서 그때일이 생각키는지 오뎅을 나한테 다주대..머 맛나게 무찌머

가마이 생각해 봉께 내가 지 자식인줄 아는기라..

 

 

단체로 온 학생들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서 얼어붙은 비빔밥을 먹는데 오른쪽으로 비비도 왼쪽으로 비비도 안되...

라면국물 나눠먹으면서 제잘거리는 모습이 그래도 지금이 좋을때다 청춘이다..

뭐 든지 열심히 하거래이

 

내려간다..오후1시20분

와 오늘 정말 빠른속도로 산행을 한것 같았다..

한번도 안쉬고 유암폭포까지 왔다..

내려올수록 눈은 없고 아직도 상봉엔 저러고 있고 개이지 않을모양이다..

개이면 올라갈 태세로 스탠바이다..ㅎ

혼자올라가소

 

 

 

 

항상 얼어있는 폭포만 봤는데 오늘은 여름계곡폭포의 모습 그대로다..

 

 

 

 

홈바위를 지나서 다시 칼바위로 원점했다..

거의 9시간 걸렸다..놀고 꾸물대고 사진찍고

 

 

 

 

 

오후의 중산리계곡모습이다..

 

 

 

멀리 법계사앞 문창대가 빛에 환히 비친다

 

 

 

 

 

시간이 남아 중산리탐방소 견학을 한다..

수십번을 왔지만 여긴 처음이다..

각종안내자료 댓권들고 나왔다..

 

 

 

 

 

 

탐방소 뒷편에서 보는 지리산은 또 다른 모습니다..

아직도 여긴 그래도 늦가을냄새가 남아있다..

 

 

 

 

 

아침부터 활짝 개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지리산의 흰눈과 맑게 개인 파란가을 하늘이 주는 최고의 멋진 경치를 기대해었다..내심

하지만 하루죙일 주능선에는 온통 구름안개가 끼여 하늘을 볼수 없었지만

그래도 고맙고 기쁘고 즐거운 결혼기념산행이었다..

산 정상의 칼바람이 몰아치는 겨울

계곡은 한여름처럼 물이 흘러 넘치는 오늘산행은 두고두고 기억에 길이 남을 추억산행이 될것이라 믿는다..

역시 산은 지리산!!!

빵은 안전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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