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9
소백산...
아!~몇년만인가...
어언 30년
며칠전 눈이 많이 내렸다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아침일찍부터 달렸다..
풍기ic를 지나 인삼과 인견으로 유명한 풍기 땅으로 들어선다..
내가 우려했던 눈은 커녕 새파랗게 질린 하늘색만 완전 하늘색이다..
옆에서 체인을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호들갑을 떨던 마누라도 따스한 햇살에 입이 한대발 나왔다..
죽령휴게소다..
이고개를 싯점으로 이짝은 경북 또 이짝은 충북
이짝이 경북이네 풍기면...
하이얀 눈밭을 기대햇건만
공구리 친 도로를 7키로미터나 걸어간다..
소백산의 겨울하늘이 아주 멋찌다..
30년에 이길은 흙길이었다..
시멘트길로 바뀐지가 꽤 된모양이다..하지만 난 몰랐다..
영주시가 훤이 보이는거 보니 얼쭈 다 온것 같다..
새해부터 대동단결하여 잘해보자는 의미로 손에 손잡고 88올림픽때 처럼...
개나리봇짐처럼 모두 더운가 파카잠바를 벗고...
와~보인다..
천문대
시야가 트이니 이렇게 황홀한 풍경이 펼쳐 보인다..
백두대간길이다...
봄이면 각종 야생화가 만발이고 철쭉이 만발하고 풍경이 조선최고라고 여러번 오신 우리두리님이 어찌나 자랑을 하시던지
안와보고 싶어도 안올수 없도록 자랑을 하신다..
연하봉대피소가 새로 생겼다..
무슨 호텔인줄 알았다..
객실이름도 멋스럽다..비로봉 연하봉 뭐 이런식이다..
해가 뉘엇뉘엇 넘어간다..
갑자기 기온이 뚝뚝뚝 급강하한다..
소백의 맛인가보다..
무엇보다도 나는 취사장에 반했다..
나만 반한게 아니었다..처음오는 사람 모두가 반한다..
화장실도 완전 초호화식이었다..
저녁메뉴는 라맨에 오뎅 떡국을 넣어서...
어느 책에 보니까
떡꾹이 몸에 않좋다고 하더라..
왜 어디가 안좋으냐고 마누라가 물었다..
.
.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먹자나....
ㅋㅋㅋㅋㅋㅋ
설날 새해 첫날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다..
너무 더워서 잠못 이루는 밤이 되고 말았다..
모포를 들고 거실로 땅바닥으로 옮겨 다니느라
새벽1시에 나가봤다..혹시나 눈이 오지않을까해서
눈은 오지 않았고
제2연화봉 대피소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영주시가 별보다 더 빤짝이고 있었다..
새벽 4시에 다시 깼다..
새벽밥을 간단히 먹고 일출을 보기위해 서둘렀다..
나의 욕심으로 괜히 함께 한 이들을 고생시키는건 아닌가 하는 죄스럼도 다분히 있었다..
새벽1시에 소백하늘은 그야말로 청명했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더 비구름인지 눈구름인지 잿빛으로 변하고...
눈빨이 날리기 시작했다..
좀더 굵은 눈빨이기를 바랬지만 아니었다..
햐~~~30년에 이자리에서 찍었던 사진이 생각난다..
철쭉축제때 왔던것 같다..
인천의 우리두리님...
함께해 주셔서 저흰 든든했는데 우찌 미안함이 더 들었다..
아~~~~~~~진짜
아~~~~~~~넘넘 그립다..그시절이
89년 1월..그때도 눈은 많이 왔으나 한치앞이 안보였던 기억이 난다..
흑흑 30년이 지난 오늘도 눈안개에 한치앞이 안보이네..
햐~~~89년 5월28일이네..ㅋ
철쭉축체때 마누라후배랑 함께
마자. 저땐 저렇게 입고 다녔지..
일명 사자머리에
격세지감을 느낀다..ㅋㅋ
아이고 풋풋하네..
새해를 맛이하여 힘찬 도약을 위해
점프샷도 함 해보고...
눈은 펑펑 내리지만
잿빛 하늘의 연속이었다..
비로봉까지 안가도 될 사람들인데 우리덕분에 또 비로봉행을 기꺼이 받아들이시는 두분...ㅋ
처음에는 여기 천동으로 먼저 하산하기로 계획이 되어있었다..
곧바로 내려서자고 약속해 놓고선 나의 꼬임에 코스를 야금야금 늘렸다..ㅋ
이런 배려심에 난 무한 감동이었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는 순간
와~~~운해다 운해
함성같은 소릴 지른다..
가야할 능선을 쳐다보지만 보이질 않는다..
철쭉이 유명한 소백산의 봄은 분홍과 싱그러운 연두빛으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겨울산은 하얀 것과 검은 것만이 있다..
화려하지 않고 희고 검은 것 뿐....
철쭉이 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 상상하면서 걷는다..
드디어 소백산의 정상 비로봉에 다 다른다..
옛날에 이길은 그낭 된삐알로 된 흙길이었는데...
올라서자마자 소백의 칼바람이 빰을 세차게 때린다..
그 칼바람에 그만 염통이 쫄깃해지고 만다..
모자도 날려버리고 눈을 뜰수가 없다..
겨우 겨우 앉았다..옛추억을 더듬어 같은 모습과 포즈로..
하지만 정상석이 웬지 높다는 느낌을 받는다..뭐지?
기단을 하나 더 올려서 세워놨나보다 하고 생각했었다..집에와서 옛사진과 대조를 해보니
눈이 많이 쌓여 밑에 기단이 덮혀버려 안보였던 것이었다..
햐~~~~또 그때 그자리 그대로네...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장풍을 쏘는것처럼
바람이 어찌나 센지 몸이 휙 날려가 버린다..
화이트아웃현상이 너무 심하여 어디가 어딘지 도통 분간이 어려웠다..
저땐 추웠을텐데 모자도 없이 장갑도 벙어리장갑에 모자도 안쓰고....
모든것들이 열악했지만 참 좋은 시절이었다...
옆사람과 소통이 안될정도로 바람소리가 어마무시했다..
화이트아웃현상이 점점 심하다..
대피손줄 알았더니 가까이 가니 감시초소다..
안에서 간단하게 간식거리로 요기하고
어제 차 한대를 세워둔 천동주차장으로 하산한다..
30년전 기억을 더듬어 주목나무를 찾았다..
나뭇가지 몇개만 부러저 없어지고 나머진 그대로였다..
날씨가 좋치않아 시계는 안좋았지만 그래도 하나라도 더 보고
한 군데라도 더 찍으려는 열정으로......
특별한 아웃도어옷이 없던시절에 골덴바지에 남방에 도꾸리에 그냥 돕빠에 목과입을 보온하는 머프도 없었고...
이때도 바지위에 방한복으로 바람막이 츄리닝을 입었네 ㅎ
그땐 밑에는 운해도 깔려있고...ㅋㅋ
하얀것과 검은것
눈 덮인 땅과 앙상한 나뭇가지
명도가 짙은 겨울산
대비가 강한 겨울산이다..
겨울산은 흑과 백의 향연이다..
허영호기념비도 있고...
저기 내차가 있는곳으로 빨리 간다..
눈이 더 오기전에 길이 더이상 미끄럽지 않을때 서둘러 태백으로 가야한다..
태백산 근처에 있는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하고....
난생처음으로 와본 찜질방..
수건으로 양머리도 해보고
우리두리님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몸소 보여주셔서
웃음바다가 되고
찜질방의 필수 아이템이라해서
애교3종셋트로 난리부르스를 쳤다는....ㅋㅋ
부끄럼이 많으신 우리두리님은 죽어도 양머리수건 안쓰겠다더니
그래도 사진찍을땐 시크한 포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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