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10~11
신불산박패킹
전날 9일..부칸의 핵실험으로 전세계가 난리다..
그리기나 말기나 전문가에게 맡기고 우린 신불산으로 간다..
둥억온천에서 만나서 차 한대를 하산지점인 여기에 두고 불승사에서 오른다..
주말오전..등억온천지구 주차장이 빼곡하다..
알고보니 영화관이 있더라..편의시설을 멋지게 만들어 놨드라..
전에는 설렁설렁 구경했더니 눈에 안보이더만..ㅋ
낮기온은 아직 여름이다..
습하고 덥다..
숲길님과 커플베낭이다..ㅋㅋ
이코스는 오늘이 4번째다..
숲공기가 좋다..
순간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베낭무게가 만만찮다..
묵직함이 주는 안정감이 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겠쥐~~
드디어 하늘이 보이는 숲터널을 빠져나왔다..
우선 바람부터 다르다..아니다 공기부터가 다르다
차고 청량하다..
가을의 전령사인 쑥부쟁이 구절초가 먼저 반긴다..
구절초를 유독 좋아하는 숲길님...
그녀의 전설을 들으면서 오른다..
지나가는 산객들이 좋다고 난리부르다
말하면 무엇하랴...
안개에 휩싸인 신불산주변의 억새평원의 모습들에 붙들려
한참을 쉬었다 간다..
영축능선에 안개가 걷혔다 갇혔다를 반복한다..
잠시 짐을 풀고
풍광에 심취해본다..
떠나면 만나게 된다..
그것이 무엇이건
떠나면 만나게 된다..
잔뜩 찌푸린 날씨이거나
내가있건 없건 스쳐갈
스카프 두른 바람이거나.....
순식간에 안개에 덮혀버린 신불산정...
오늘의 박지에 도착하니 벌써 두팀이 진을치고 있었다..
우리도 질세라 자리를 찜해놓고 쉬고있다..
조금만 늦게 올라왔어도 자리가 없을뻔 했다..
우선 기지구축을 하고난후에야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있는만큼 가져온만큼 먹어야 하는 현실이 약간 불쌍합니다..
더 가져오고 싶은 마은은 꿀떡같지만....참
다음엔 마누라 등짐에 더 많이 넣어와야 겠다는 생각을 3초간 해 봅니다..ㅋ
어느듯 신불산의 밤은 깊어만 가고
비가 오기 시작한다..
또닥또닥 떨어지는 텐트위의 빗소리가 나의 대동맥을 날뛰게 합니다..
너무 너무 낭만적이고 감성적은 빗소리에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밤사이 그 많았던 바람과 안개와 비구름이 거짓말처럼 쏴악 걷히고
수많은 별들이 쏟아집니다..
속으로 외칩니다..앗~~싸
야간산행하는 산객들이 불을 비추고 큰소리로 이야기하고 지나가는 덕분에 잠을 쉬 이루지 못하고
새벽 2시에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간월재가 보이는 곳으로 나가봄니다..
간월재는 완전 텐트밀집지역같이 빽빽합니다..
쉼없이 돌아가는 공단지역엔 불야성을 이루고
능선골골사이엔 운해가 스며들고..
하늘엔 별들이 서로 소리내어 반짝거리고...
마치 신세계에 온듯한 착각에 빠진다..
잠이 덜깬 마누라..옆에서 ""센템 신세계 백화점말이가"??ㅋㅋ
쫌쫌..
이곳에서 신불산정상까지 600미터를 달리고 달려서 왔다..
신불주능선을 오늘새벽부터 또 얼마나 이리뛰고 저리뛰야 될지 안봐도 비됴다..ㅋㅋ
그야말로 칠흙같은 어둠이다..
새벽3시다..
언양공단지역에 가로등불빛이 안개가 덮히니 저렇게 오색찬란한 색감을 연출한다..
오우...죽이는데..하면서
열심히 촬영한다..
저 멀리 동해에 울산경제를 책임지는 울산공단은 대낮처럼 밝다..
잠깐사이 한눈 판 사이에 운해가 쏵 밀려오더니 뜻밖의 그림을 연출해 주는 보나스를 받는다..
수십동의 텐트족들을 깨우고 싶은 충동이다..
평생볼까말까한 풍경 보라고...ㅋ
저 몽환적이고 오묘한 불빛들...
이것또한 인연이다..
신불정상에서 바라보니 간월재로 아주 무스하게 넘어가는 운해도 보고..
마치 여러마리의 학들이 춤을추듯 날아가는 모습처럼...
순식간에 운해에 혀버린 언양시내...
숨 막히는 풍경에 그져 할 말이 없다..
공룡능선으로 타고 흐르는 저 운해를 난 처음보았다..
숨이 멎는다..셔터를 누르고 누르고 또 누르고
돈으로 살수 없는 풍경을 마주 하고 있는 이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난다..
나에게 고마웠던 사람들..
혹시 내가 섭섭하게 하진 않았나 하는 사람들...
내돈 때묵고 도망간 놈..
와~~~해다
해가 떠오른다..
누가 소릴 지른다..
일제히 함성이 터진다..
와~~~""하고
순간 떠오르나 싶더니 짙은 구름사이로 숨어버린다..
야속하게도..
그져 고요하고 평화롭다..
영축산이 보이는
마치 독수리가 날래를 쫙펴고 허공을 날아가는 형상이다..
그래서 영축산 바위가 독수리바위란다..
한겨울복장이다..
산정기온은 11도다..
드디어 영축산으로 운해가 넘어온다..
정말이지 돈으론 도저히 살수 없는 풍경이다..
이것또한 인연이 닿아야 만날수 있는 풍경이다..
한참을 날뛰면서 바라다 본다..
구절초와 함께 이 멋찐 풍경을 보고 있을 줄이야~~~
0.5~6키로의 능선을 이리뛰고 저리뛰느라 지친모양이다..
아침을 먹을려고 하니 안개가 온산을 덮는다..
휴~~~다행이다..
멋찐풍경보여주고 이렇게 막을 내리니...
새벽2시부터 설쳐됐으니 피곤이 밀려온다..
아침먹고 한숨자고 가기로 하고..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채로 간월재로 내려온다..
이렇듯 만남이
인연의 끈이 되는가 봅니다..
우리 서로 서로 기대어 도움주며 살고
니껏내것 따지지 말고
받는 즐거움이 있는건 주는 이가 있어야 되고.
암튼 참 고마운 숲길님...
받고 주는 것이 또한 인생이지요..ㅋ
행복도 하고요.
간월재엔 무슨 돗떼기 시장입니다..
텐트족들과 페러글라이더랑 등산객들이랑 뒤죽박죽이다..
그러나 각자하는일이 다른지라 질서있게 움직여 준다..
스카프를 두른 바람을 실컷 맞으면서 걸었다..좋다. 아주좋다..
아직은 만나지 못한 무언가를
떠나면 만나게 될것이다..
바람맛이 너무 좋다
맛있다 감칠난다..
산 허리에 뭉게구름 피어 오르고..
방 구석에서 결코 만날 수 없는 무언가를
떠나면 만나게 된다..
혼자면 어떻고
여럿이면 또 어떤가
베낭메고 기차타고 버스타고
어디론가 풀쩍 떠나 볼 일이다..
떠나면 반드시 무엇이든 만나게 된다..는 사실
머리카락 쓸어넘기는 여인이야 못 만나겠지?아마도
ㅋㅋㅋ
그래도 떠나면 커피한잔 건넬 줄 아는 짭짭한 인정은 만나겠지..
나이 들어감에
사람이 더 그리워지고
사람이 최고의 재산인듯 싶다..
3초만 생각해 봐도
좋은건지 나쁜건지
사람은 다 안답니다..
우리서로 3초만 더 생각해 보면
사람이 그리워지고 감사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겠지요
간월재에서 지루한 임도길을 걷는다..
아프다 다리가....
중간쯤 내려올쯤 애교라함은 1그램도 없는 마누라가 빈차로 내려가는 차를 정중히 불러세운다..
행사(페러글라)차량이다..헉
이왕빈차로 내려가는 김에 짐이라 생각하시고 우리좀 실어서 내려가시자고..ㅋㅋ
어제 세워둔 주차장에 정확하게 내려주셨다..너무 너무 고마우신 행사도우미아저씨
아저씨 옆자리에서 말동무 해주신 숲길님덕에 아저씨마음이 한층더 곱게 우릴 대하셨다..ㅋㅋ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