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6.12
신불공룡을 넘어 신불산 오르다..
이틀전부터 나는 마누라에게 영알신불공룡을 자꾸 주입시킨다..
주입이란것이 아주 거창한 것이 아니고 인터넷카페에 산행기에 올라온 사진들을..집안실내에서 운동하고 있는 마누라의 두 눈에다 스치듯
슬쩍슬쩍 보여주는 것이다..
요즘 지리산종주시즌이라 나이 더 먹기 전에 우리도 종주한번 해야되지 않나?하는 마누라의 말을 거역할수 없어서
지리종주하기전에 우선 영알 신불공룡에서 위밍업 하고 가자는 차원에서
야구시청을 열렬히 하고 있는 마누라에게 유월의 신록한 산사진을 코앞에다 가볍게 슬쩍슬쩍....
2016년 6월12일 일욜 새벽3시30분쯤 우리집 골목길을 나선다..
하단김밥집에서 김밥4줄을 사고
간월산장 새벽5시 도착
주섬주섬하다 5시반 등산시작 홍룡폭포로 올라-신불공룡능선으로 힘겹게 스릴 만끽하며 오름
드뎌 4시간반에 신불산정상 발고10시반쯤 간월재로 하산
간월공룡으로 하산할려다 컨디션 난조로 편한 간월임도로 오후1시쯤 내려옴(집에오니 3시)
간월산장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려서 급 당황했다..
정자위에도 텐트가 쳐져있고
저기앞에도 텐트한동이 보인다.
우선 같이 갈 사람을 섭외해 본다..
창원의 나무님 톡을 넣는다..
결혼식간다고
여우님 톡을 넣는다..
해외출장준비한단다.
울산의 시선님 톡을 넣는다..
봤는데 톡을 씹는다..한참있다가 근문데예..한다.
동창친구한테 톡 넣어본다..
선약이 있단다..
구감한테 톡을 넣어본다..
누누가노?될수록 많이 갔으면 한다..
근데 모든분들께 쌩까있다..
구감은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암만캐도 시간상 무리일것 같은....
옆에마누라..천천히 가니까 같이 가자캐라""
이렇게 많이 변한 모습의 신불산 간월산 초입을 뒤로하고 오릅니다
예전 간월산 신불산 초입
간월산장휴게소가 여기로 밀려났다..
세월은 야속하게 산주변도 변해가네요
위에 사진의 간월산장 간판은 그대로 옮긴듯
한창 공사중...
간월산주차장은 이렇게 암벽장으로 멋지게 변했네요
간월산장 주차장 예전의 모습
한번 피로해진 체력은 회복이 늦다..
나이탓이다..
도중 간간히 코끝에 와 닿는 비릿한 향을 느끼고
밤꽃이 지천으로 피어 짝을 찾기위해 암내를 퍼트리고 있다..
오늘은 이리로 올라서 오른쪽 저리도 내려올것이다..
긴장타리~~한마디 내뱉고 냅다 내뺀다..
홍류폭포에 도착했다..
온 산에서 뻐꾸기가 운다..
유월의 산은 부풀데로 부풀었다..
초록의 일색이었다..
김밥을 먹고 오른다..
폭풍흡입을 한다..
지금부턴 인정사정 안봐주는 계속 오름길이다..
긴장타리~~
이 어려운 걸 자꾸 해 냅니다..
흠씬 흘린 땀을 식히는 휴식은 이 물맛만큼 달달하다..
이 어려운 걸 또 해 냅니다..내가
쉬운길 마다하고 굳이 험한길을.....
마누라 유격훈련 제대로 합니다..
나야 머...
이런건 머..
이 와중에도 저정도의 안정된 무릎꾸러자세로 인증샷을 마구 날려보고...
이 어려운 걸 자꾸자꾸 해 냅니다..내가
저기 간월산이 억수로 높아 보입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공룡능선을 타야합니다..
진짜 진짜로 긴장타야 합니다..
저~~~기 꼭대기가 신불산입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갑니다..
뒤에 오던 산객님들 우회로로 내려섭니다..
많이 쫄았나 봅니다..
고소공포증 말기증세가 있는 마누라..
완전 긴장타는중이다..ㅋㅋ
무사히 통과했다는 세러머니치고는 소심하게 브이를 날립니다..
마지막 피치를 올립니다..
무사히 통과한 세러머니가 이젠 여유가 보입니다..
이젠 마지막 공룡능선입니다..
이 코스만 지나면 끝이 납니다..
끝까지 긴장타야 합니다..
뒤를 쳐다보니 잘 따라 옵니다..
잘 따라오다가 웬 뜬금없이 국민체조를 합니다..
균형잡는 중인가?알수없는 포퍼먼스
공룡능선탄다고 욕봤습니다..
위험한 능선은 여기서 끝납니다..
이 어려운 걸 완벽하게 해 냈습니다..내가
예전에 신불공룡 올랐을때 정성 바로 아래서 막걸리 나발 불었던 마누라 ㅋ
이번엔 맥주로...
능선을 빠져나와서 편안하게 한참을 쉽니다..
신불평원이 참으로 평화로워 보인다..
데크에 텐트몇동이 보인다..빨강 노랑
오늘날씨는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씨입니다..
구름이 잔뜩 낀...
해는 안보이고..
이렇게 먹을려고 준비했습니다..
맥주를 얼려서 왔네요..
우와~~~따는순간 맥주의 액기스가 줄줄 흐르고 있습니다..
퍼뜩 빛의 속도로 입을 가져다 댑니다..본능적으로다가..
목구녕으로 타고 내려가는 얼린 맥주맛은 안마셔 봤으면 말을 말어...
그야말로 살아있는 맛이다..
살아 있음을 몸으로 확인하는 순간이랄까!!!!
꺼~~~억
한참을 개기다가 노닥거리다가 일어섭니다..
한숨 자고가면 참 좋을 일이지만...
빨개진 얼굴을 감추려고 애썹니다..
멀리 영축산으로 가는 길이 정말 시원하게 보입니다..
세수도 안하고 왔다고 멀리서 찍으라 합니다..
우리가 올라온 저 가파른 능선을 바라보면서..
두번다신 이 코스론 안온다는 표정입니다..
영축산 밑으로 운해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바람이 불었다..
눈을 감았다..(술이 취해서 절대아님..ㅋㅋ)
파릇한 소리가 지나간다..
난 신불산의 이런 바람 소리가 참 좋다..
눈을 뜨고 바라본 바람은 흔들림으로 출렁이고 있었다..
차갑고 시원한 바람에 마누란 옷을 꺼내입는다..
난 시원찹찹해서 참 좋던데...
시원한 바람을 두고
간월재로 향한다..
가지산넘어로 운해가 핀다..
영남 알프스의 장쾌함을 본다..
데크마다마다 텐트족들 있다..
이른아침이라 모닝 커피를 마신다..
나도 마시고 싶다는 말을 못한다..
안줄것 같아서...ㅋㅋ
오늘따라 마누라가 커피를 안 타왔네그랴~~
간월재 자락이 완전 신록입니다..
만지면 아가씨 속살 같이 보드라울 것만 같습니다..
아가씨 속살이 보드라운지 우짠지는 나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 본 적이 없으니...ㅠㅠ
그래도 그냥 그럴 것 같습니다..
만져보니 억새는 억샙니다..하나도 안 보드랍습디다..손이 베엇습니다..
멀리서 보면 진짜 보드라울 것 처럼 보이구만,,,
간월재 휴게소에서 늦은 아침을 먹는다..
완전 꿀맛이다..
라면냄새에 그만 유혹을 당했다..큰걸로 하나 시켯다..
갑자기 예고없이 신고도 안하고 운해가 간월재로 넘어온다..
라면 먹고있는데 먹다말고 급하게 찍었다..
원래계획은 간월공룡으로 하산을 생각하고 왔으나
공룡의 지루한 바위길이 웬지 가기싫었다..
그냥 공구리치진 임도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나도이제 산에서 이런 응급환자가 생기면 심폐소생술로 사람을 살릴수 있을것 같다..
갈비뼈가 으스러 지도록 펌핑하란다..
백패킹 동호회도 오고
패러글라이딩 동호회도 오고
산악자전거 동호회도 오고
나도오고 마누라도오고
이곳 간월재는 시끌벅쩍하다..
지루한 임도길을 내려오는데
저 아저씨를 밀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쳐다도 보고
아마도 몸에 짝 달라붙는 옷맵시를 쳐다 봤을끼구만..
저기위에 간월공룡능선이 아찔하게 보이고..
이곳에서 흔적을 남기고
아침에 왔던 홍류폭포로 간다..
시설이 아주 맘에 든다..
공기바람으로 베낭도 털고 등산화도 털고
털수 있는모든것들을 다 털었다..
심지어 입안도 털었다..
시원했다..
저기 청소년들의 몸짱이 여기 다 모인듯 하다..
암벽장엔 여러 동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렇게 체력을 단련시키고 있다..
신불산정상엔 구름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헤헤..
잠시 다른 곳에 눈을 돌렸다 돌아오면 조금 전의 모습은 이미 변해 있고
변했다 하여 슬퍼하지 말아야 할 일이고
이렇게 변할줄은 몰랐다..
오는거 막지않고 가는거 잡지 말자..
추억은 가슴에 묻고 지나간 버스는 미련을 버리자..
구름낀 날씨덕에 차안은 시원했다..
양산을 지나니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앗싸
어제산 와이퍼 성능 해봐야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