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7 금
지리산의 겨울
중산리-칼바위-법계사-천왕봉-장터목-중산리
13키로 10시간의 긴여정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서러운 중년입니다..
아이들 자라는 것을 보면 우리가 늙는 것을 실감케합니다만.
그래도 남은 한해 잘 마무리 하고
새해는 희망차게 꿈을 가지고 멋지게 맞이 해야 겟습니다..
12월인데 올해 마지막 겨울산행을 턱걸이로 하게 되는군요
퍽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ㅎ
새벽3시에 기상한다..
오늘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고 기상청이 예보하는데
문산휴게소에서 컵라면에 볶음밥으로 어정쩡한 아침을 해결한다..
아~~억수로 춥다..
"너무 추워 지리산 못가겠다..고마 남해 보리암이나 갈래?""
""난 지리산갈래""
마누라의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단호한 대답에 지리산으로 간다..
텅빈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7시가 가까워진다..
나가기가 싫었다..그래도 우짜겟노 이까지 왔는데
전에없던 통천문이 생긴네
씰데없는돈 버릿다 생각한다 고로나는....ㅋ
칼바위에 오니 해가 떠오른다..
벌겋다..
얼쭈 두달만에 해보는 산행이다..
체력안배를 잘 해야 무사히 완주할수 있을것이다..
대고 덥다..
겉옷을 한겹벗고 쉼호흡한번 길게 하고 지금부터 오름짓이다..
이 사진을 찍어준 젊은 30대가 오늘 여기 혼자 지리산에 오게된 사연을 풀어놓는다..
30대의 마지막을 지리산 천왕봉과 함께 하고파서 어언 10년 만에 왔다는 청년은 전주에서 새벽3시반에 출발한 39세에 두아이의 아빠란다..
열정이 대단하다..
아침햇쌀 받으며 힘차게 오름짓한다
열정이 대단한 사람을 또 만난다..
꼬마산객이다..7세란다..
""집에서 오락이나 하지 머 한다꼬 아빠따라 와서 개고생하냐고 했더니
또봇 사준다고해서 따라왔단다..로타리산장에서 자고 내려오는 거란다..
남들과 다른 추억을 만들어 준 아빠께 이다음에 커면 엄청 고마워 할끼다..
건강하게 잘 자라라""
예의도 바르더라
"아줌마아저씨도 건강하세요""
아침햇살을 듬뿍받으며 어느새 망바위다..
이폼저폼 다잡고 찍은거중에 젤존걸로...
이렇게 지리산 속살을 시원하게 볼수 있는것 또한 겨울산행의 묘미다..
울창한 숲에 가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계절과 또다른 매력이다..
법계사가 보이고 눈구름이 휘감아 도는 천왕봉이 보인다..
마치 히말라야 같다..
써래봉능선쪽이다..
저짝에도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래도 마눌보다는...
한번만찍으면 될낀데 눈감은것 같다고 한번더...
9시다..
배가 고프다..
휴가내어 지리산을 왔다는 부산 아가씨들과 마주보며 떡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여기서 부터는 아이젠을 하고 오른다..
식수가 얼어 법계사 안에서 물을 길어서 해결해야 하는 번거러움은 있지만
겨울아니면 이런 경험도 못한다..
절에 가기싫어도 가야하는 현실이다..
법계사의 삼층석탑에도 여지없이 해는 맞는다
문창대를 지나면서 부터는 뼈마디만 앙상한 가지들이
눈꽃으로 아름답게 변신하고 있었다..
잠시....묵념 ?
눈이시린 파란하늘밑 하얀 융단을 사뿐히 밟으며 힘차게 오름짓 한다
오늘 날씨 지긴다
젤 춥다고 기상청아가씨는 건강 단디 하라케서
오히려 덥다 너무 마니 껴입어서일게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살아서도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한다..
영원한 시골처녀로 엉...
오늘따라 시계가 너무 좋다..
멀리 남해바다가 훤히 다 보인다..맑다
개선문을 지나고...
상봉을 바라보면 볼수록 마음이 급한데..
마음은 우사인볼트
현실은 뒤뚱디뚱
발걸음이 무겁다.
칼바람이 휘몰아 칠때면 이렇게 눈보라가 만들어지고
상봉을 처다보니 벌써 설렌다..
올 겨울 설산산행이 처음이라서 더욱더 그렇다..
가 본 사람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눈 속을 헤치며 가는 그 샨행이야말로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지리산에서 속세에서 묵은때가 말끔히 씻겨질 것이다..
천왕샘에서 정안수 한바가지 올리고 예를 올리고
물맛도 보고
최고의 물맛이다..캬아~~~~
일순간에 변한 풍경에 넋을 잃고 만다...
눈앞에 보고도 믿지 않는다..
경사가 젤심한 마의 철계단을 오르고 나면
또 다른 세상이 눈앞에 펄쳐질 것이다..
네발로 엉금엉금 기어서 오른다..
지리산,
항상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산이다..
성모의 산이고 삼신산의 산이고 어머니의 산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지리산은 사시사철 다 좋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지리산의 참맛은
봄을 기다리는 겨울이지 않을까 싶다..
해발 1500미터 이상에서 피어나는 설화와 빙화와 상고대...
외롭고 높고 쓸쓸함을 자처하는 모든 이들에게 정신이 하예지는 하얀 밥같고
무욕의 지리산을 그대로 보여준다..
심!!!!
심내!!!!
체력고갈이 벌써 왔다..
남해바다 물이 다 쏟아지게 하는 마누라의 능력이다..
삐딱하다..ㅎ
중심을 잡을려는 나의 자세가 웬지 힘들어 보인다..
요건 잘 마차서 잘 찍었다..아주 멋찌다.
남해바다 물이 찰랑찰랑 거린다..ㅋ
이것도 잘 찍었다..
사천 와룡산..하동 금오산..남해 각종 산군들이 한눈에 쫙 들어온다..
상봉이 가까워 지니 눈구름이 날라 댕긴다..
이렇게 쌔파란 푸른 하늘도 보여 줬다가...
이렇게 또 금새 구름에 갇혔다가....
이러기를 수백번 반복을 한다..
오르다가 풍경이 너무 좋아
오를 생각을 안한다..
변하지 않는 지리산이 있어서 좋다..
혼자 저렇게 풍경에 도취되어 전혀 고독하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가는 그 곳엔
그대의 숨결이 같이 하는데
무엇이 고독하겠는가!!!
아!!!!!!
너무 좋다..말로 표현이 어렵다..
먼저섯다 천왕봉앞에...
오면 늘~ 함께선다
지겨울만도 한데 안그런건 왜일까...
칼바람이 사방팔방 흩날려서 눈보라가 일어도
몸에 둘럿던 것들이 떨어져 나가도 좋을 만큼 좋다...
시련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모든것을 순리에 내맡기고 있을 뿐이다..지금 이순간
연말을 목전에 둔 휴일전이라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반야봉이 숨었다 나왔다 반복한다
때론 고독함이
때론 외로움이
겨울 강 추위에도 이나무와 저 하늘이
쌔파란 푸른하늘이 되었다가 회색하늘이 되었다가 온갖 도삽을 다 직이고..
순간 카메라가 얼었다.
얼른 가슴에다 품었다..
이추운 지리산정에서의 칼바람을 맏고도 꿋꿋히 버티어
저리 이쁜 설화로 등산객을 맞이한다
강추위에 그만 저 여자의 모자도 복면으로 바뀌고....
눈구름이 몰려 올때면 때론 무섭기도 하지만
이렇게 지리산을 아름답게 성형도 해 놓더라....
얼마나 많은 성형을 해야만 이렇게 아름답게 변신할수 있을까!!!
와~~~~~새다.
새울음 소리가 너무 맑고 청아하다..
이 추운 지리산에 니가 웬일이고...
성형한 나무가 꽃인줄 알고 착각했나??꽃 맞다 눈꽃이다..
어여 가거라 춥다..
따뜻한 너거집에 어여 가거라
성형빨에 속지말고
잽싸게 날아간다..
어디서 시작되어 이곳까지 불어와서
눈구름떼들이 몰려와 이런 작품을 만들어 내는지...
얼었던 카메라를 녹여 퍼뜩 한컷 찍어준다..
또 가슴속으로 품는다..
통천문이다..
눈이 얼마나 많이 왔으면 통천문 오름길이 장난아닌데 그냥 밋밋한 에스칼레터가 놓인 느낌이다..
높낮이가 없다..
걷기에는 억수로 편하다..
눈보라가 휘날리고
옆 바리케이트가 다 묻힐 정도로 눈이 쌓였다..
이런 멋진 풍경을 보고있자니 심장이 떨린다..
눈보라가 일어나면 순간 길이 없어진다..
저 나무바리가 없으면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늪인지 알수 없을 정도다..
하늘이 저렇게 파래도 되나....
눈알이 시릴정도다...
제석봉이다..
천왕봉이 보였다 안보였다 한다..
타이밍을 잘 타야 상봉이 보일때 찍힌다..
상봉을 좀더 땡겨봤다..
정상엔 많은 사람들이....
황량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제석봉에서 반야봉이 이제사 보인다..
황량한 아름다움의 극치다..
제석봉의 칼바람은 가히 특급바람이다..
저 육중한 마누라의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다..ㅎ
황량한 아름다움에 반해서 찍고 또 찍고
저 고사목이 나의 고정 피사체다..
마누라 가슴에 품었던 카메라가 녹았는가 한장 찍어준다..
내가 멋있네 ㅋ
바윗돌들이 눈에 다 묻혀 정말 걷기는 편했다..
짧은 다리로 오르락 내리락 안해서 참 좋았다고 한다..나도 그랬다..ㅎ
새로지은 장터목 취사장이다..
예전보다 넓긴 하지만 주말이면 미어터지긴 마찬가지 일것이다..
장터목 겨울 화장실이다..
하산이다..
다리가 떨린다..
여행은 다리가 떨릴때 하는게 아니라
마음이 떨릴때 하는것이라고..............
지금에사 고백한다..
오늘산행 너무너무 좋아서 코까지 들여마시면서 기뻐했다고...
산행시에 뭔콧물이 그리도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우아함이라고는 1g도 없는 마누라
코가 나오면 풀지 마시긴 와 들여마시는고....드러버 죽겠다
미천한 제방을 찾아주시는 모든 블친님들
다사다난했던 올한해 잘보내시고
다가오는 새해엔 하시고자 하는일 다 술술 잘 풀리시고
건강 단디 챙기시고 행복하시고
가내 두루 평안하시길 빕니다....꾸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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