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임팀장 뒤를 졸졸 따라서 우리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서로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느라 분주했다..
스위스휴게소에서 인터라켄으로이동하는 버스안에서 임팀장이 3454미터에 위치한 융프라우 매점을 이야기해 줬고 여행프로에서 컵라면을 먹는장면이 나오면서부터
수많은 방문객들이 라면을 꼭 먹어봐야하는 것처럼 여겨졌단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컵라면에 얽힌 안타까운 일화 하나를 들려 주었다..
부자 할머니가 융프라우 관광을 갔는데 다들 컵라면을 맛있게 먹고 있더란다. 할머니도 컵라면이 몹시 먹고 싶어 주문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우리나라의 열 배인 1만원이나
하더란다. 결국 할머니는 열 배나 비싼 라면을 차마 사먹을 수가 없어서 참았더란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에게 죽음이 찾아왔더란다.죽기 전에 할머니가 한 말씀 남기시기를 ""내가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는데 다만 융프라우에서 컵라면을 못 먹어 본게
후회막심이다. 돈 만원 그 뭐라고!!
일화 속 할머니와 같은 회한이 우리에게 사무치지 않도록 하기위해 우린 만반의 예방과 준비를 하고 왔다..
경희가 대짜 컵라면 10개를 한국에서부터 케리어에 넣어 왔기 때문에 우린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오늘 새벽부터 컵라면만 챙기는 경희덕분에 우린 죽어도 여한이 없었다..다만 라면에 뜨건 물만 부어주는데 한국돈으로 4천원 줬을뿐....ㅋ
와~~~우와~~~야들아 이쪽봐라 이쪽봐라
기차밖풍경에 기차안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ㅋ
기차양쪽으로 펼쳐진 풍경은 우리를 무차별 폭격했다..완전 예고없는 폭격이었다..
이곳의 단풍이 사상 최고로 이쁘게 물들었다고 한다..
거대하게 치솟은 산은 뾰족했고 그 산에서 자라는 나무도 뾰족했다. 그밑에 마을들의 지붕들도 뾰족하고..모든것이 뾰족했지만 포근한 풍경이었다.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었다..흔히들 말한다..달력에 나오는 그림같은 풍경이 이런거라고..
우리는 그림 속으로 빨려들었다..기차는 감탄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
우리는 어느새 모두 일어서 있었고 창문에 들러붙어 있었다..
정말이지 동화속 풍경같은 풍경이었다.
첫기차에서 내려 두번째 환승기차를 기다리면서 이곳의 바람과 공기를 폐 깊숙이 넣어 주었다..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 조화롭고 다정다감한 풍경이 계속 이어졌다..
하늘로 까마득히 치솟아서 꼭대기가 안개구름인지 눈구름인지에 가린 산자락이 아래로 흘렀고 경사진 곳에는 침엽수가 자리잡고 있었다..
꼿꼿한 침엽수는 계절의 변화에도 모양이 흐트르짐없이 완강함의 대열로 알프스를 수려하게 수놓고 있었다..
산이 흐르다 잠깐 머무는 평지마다마다에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마을이엇다..
산에서 풀처럼 돋아난 마을.. 산을 보고 산에 기댄 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보고 싶었다.. 마을 사람들은 강인하고 정직하고 원만하게 살아가리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옛날, 스위스는 남자를 팔아서 먹고 살았다고 임팀장이 어제 인터라켄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이야기해 주었다..
산악지대에서 나고 자란 스위스 남자들은 용맹 강직하고 의리가 있어서 유럽각지로부터 인정을 받아 일자리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로마군과 함께 전쟁에 나가서 용감하게 싸웠으며 프랑스 왕족 루이16세 부부를 마지막까지 지킨 호위병들도 모두 스위스 용병이었다고 했다..
각나라에 딱 중간에 끼여있어서 전쟁이 날때마다 밑에 마을사람들은 엄청난 전쟁고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래서 산으로산으로 도망가서 집을 짓고 살았다고 ...
환승역에서...
우리는 클라이네샤이덱 역에 도착,
노란 기차에서 내렸고 빨간 기차로 갈아탔다.. 클라이네샤이덱에서 내렸을때 임팀장은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했다..고도 2061미터에 위치한 화장실은 기능이
너무 잘돼어 있었다..5분후에 기차가 출발한다고했다..
임팀장이 찍어준 사진///
깃발들고 열심히 가이드하시는 임팀장...
빨간기차는 터널 속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 터널은 길이가 무려 9.3키로로 클라이네샤이덱에서 융프라우의 어깨까지 암벽을 뚫어서 만들어진 철도였다..
치밀하고 구체적인, 머릿속의 상상들이 그대로 현실에서 구현되는 일은 놀랍고도 놀랍다..
이 암벽 속 철도는 아돌프 구에르첼러가 설계 했고 착공 16년만인 1912년에 개통했다..
알프스의 영봉 융프라우요흐를(3454미터)를 톱니바퀴 등반 열차를 타고 등정한다..
아, 이 열차가 그 말로만 듣던 톱니바퀴식 등반 열차구나...
클라이네샤이덱에서 잠시내림...
톱니바퀴 기차레일이 참으로 신기했다..
기차는 이기적의 터널 안에서 잠깐 멈추었고 우리는 내려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1차 전망대가 있으니 5분만에 보고 오란다..
화장실이 있었고 석벽을 헐고 커~~다란 통유리를 붙여서 바깥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유리벽 너머로 바라본세상에 우리는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안개구름인지 눈구름이 밑에서는 가득 찼기때문에 조망을 볼수 있는 확률이 10%도 안되었기에...
임팀장이 수신기로 여러분들은 복이 터질데로 터진거예요..
이렇게 날씨가 도와주다니..알프스산신령이 우리를 어여삐 봐주신덕입니다..
1차 전망대에서....
1차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갑자기 하늘이 열리는 진풍경.
우리는 내렸던 기차에 다시 탔고 최종목적지에 내렸다..
융프라우의 어깨였다.... 임팀장이 고산병에 대해 이야기 했다..그리고 우리가 둘러봐야하는 내부의 동선도 함께 알려주었다..
몇번이고 반복했다..주의사항과 내부의 동선을
나는 앞서는 무리들을 따라갔다.. 좁고 어두운 굴로 들어섰고 굴은 계속 되었다..
현주와 70대노인이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가슴이 답답했고 구토증이 일었다했으며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여기선 절대 천천히 걷고 절대 뛰면 안된다고 했다..
앞서 가던사람이 갑자기 휘청거리며 위태롭게 간다.
임팀장은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호흡하면서 걸으라고 했다..
고산병 발생구간...
( 긴 터널을 설계하고 만든사람...아돌프 구에르 첼러)그당시 수많은 중국인들이 동원되었다함..
악몽같은 터널이 끝나고 매장이 나왓다..
매장에는 스위스제 시계들이 즐비했지만 눈에 안들어왔다..
게단을 올라 얼음궁전으로 갔다.. 빙하에 굴을 뚫어 얼음으로 갖가지 조각을 만들어 놓았다.. 나는 인간의 거대한 힘에 놀라자빠질뻔 했다..
우찌이래 만들어 놨을까!!!!
드디어 융프라우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눈밭으로 나갔다.. 융프라우요흐의 정상을 조망 할 수 있는 테라스였다..
출입문을 여니 알프스의 매서운찬바람이 먼저 반긴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이 바람이 고산병을 말끔히 걷어가 주었고
우리는 미친년처럼 이리저리 미끄럽지만 신명이 나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칼바람에 정신이 번쩍 든 경희와 현주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고 나만 홀로 남아 이쪽저쪽 카메라 눌러대기 시작했다..
갑자기 작동이 안되는 카메라...밧데리가 순간 얼어버렸다.컥....ㅠㅠ
빙하구간...얼음궁전...
안으로 들어간 친구들을 불러 나도 안으로 들어갔다..
미갱 혜영이가 같이 나와주었다..
손가락 발가락에 감각이 없어질라 할 즈음에 임팀장이 수신기로 나와서 구경하고 컵라면도 먹으란다.
기차시간이 있어서 있고싶어도 머물수가 없었다..
(엄마들 등골브레이크 마크인 노스페이스 마크가 저거란다..사람얼굴옆면모습)
이곳 저곳 기웃기웃..구경할것이 너무 많았다..
컵라면이 생각이 나질않았지만 친구들이 이미 물을 부어놓고 익기만 기다리고 잇엇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매점 홀 앞에는 스텐드 테이블이 몇개 놓여 있었다..비어있는곳이 없었다..겨우 자리를 잡고 컵라면을 먹는데
지리산에서 먹던 라면의 맛이 아니었다..코로들어가는지 입으로들어가는지 분간이 힘들지경이었다..
어찌나 복잡하고 사람들이 많던지..
융프라우기념품매점...
나~~여기와서 이거 했어요..^^
한국인이 얼마나 많이 오면 한국어로 다 되있다.
뜨건물 컵라면하나에 4천언..
이런 말도 안되는 풍경보면서 컵라면 먹어봤나들....
통유리창 너머로 이런 풍경이....
우린 융프라우에서 빨간 기차를 타고 하산했다..기차는 다시 라이네샤이덱으로 갔다..
벌써 어둠이 살짝 내려앉을라고 한다..
눈에 흠뻑 쌓인 마을과 풍경들은 우리의 기쁨을 두배로 만들어주었다..
여기서 우리가 환승할 노란기차가 왔다..
기차에 오르자 우리일행들은 몸이 노곤한지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미경과 나는 끝까지 풍경을 놓치지 않을려고 애를 썻다..
뭐 이런 말도 안되는 풍경이 다 있노.. 서로서로 느낀감정을 이야기하느라 바빴다..
이런 우리를 임팀장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엇다.. 임팀장의 표정은 지장보살과 관세음보살을 합쳐놓은 미소였다..
뭐 자기도 책임가이드로써 한껀 했다는 뿌듯함이겠지..ㅋㅋ
아까 새벽에 임팀장이 밧데리 아끼라고 했던 이유를 알았다..
밧데리가 카메라두대다 나가 버렸다.
나는 얌전하게 좌석에 앉았다..갑자기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ㅋ
하얀눈이 펑펑내린다. 역사외벽에 붙은 광고 포스트에서 코카콜라를 쥔 힌곰 두마리가 눈밭을 굴렀고 그 앞으로 주홍색 작업복을 입은 직원이 눈 덮힌 인도를 쓸고
지나갔다.. 나야 이런 눈덮힌 풍경을 자주 봐왔지만 우리친구들은 이런풍경은 쌩판처음이라 창문에 껌딱지처럼 딱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하드라.
우리는 그린델발트 역에서 내려 또 환승했다..평지를 달리기 시작한 기차역으로 옆으로 시냇물이 졸졸 흘렀다..
그 주변으로 계속 펼쳐지는 초지위에 헛간이나 창고들이 단정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바깥에 방치되어 있는 물품들이 하나도 없었다.. 창고안이 궁금했다..살짝 엿보았다.. 역시나 어수선한 물건들이 수납공간에 잘 정리정돈돼 있었다
스위스의 국토는 너무나도 수려했고 용모단정했다..
왜 사람이 없지?또 궁금했다..왜없지..
"다들 안에서 열심히 시계 만들고 있겠지""
"추운데 밖에 나와 돌아다니곗나?"
"그래,,눈도 오는데"
미갱과나의 대화를 듣고있던 임팀장이 웃음보가 터졌다..
우리는 또 무슨역에서 내렸다..여기서부터는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를 가야한다고했다..
인터라켄오스트역까지 걸어갔다..
20분기다렸을까/ 숙소까지가는 버스가 왔다.. 빙빙둘러가긴 했으나 우리가 언제 또 스위스버스를 타 보겠노..
배가 몹시 고팠다.. 얼른 숙소가서 저녁이 먹고 싶었다..
음식은 생소했다..
두그릇쯤 되는 양의 쌀밥에 잘게 썬 돼지고기에소스를 듬뿍얹은 요리를 하나의 접시에 담아왔는데
아,,제대로 느끼했다..
야..빨리 방에가서 커피마시자..
어둠이 내려앉은 인터라켄오스역..
(호텔외관은 아주 고풍스러웠지만...안은 너무 추웠다..)
우리가 스위스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될 곳의 호텔방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너무 추웠고 지배인을 불러 따뜻하게 해 달라고 했지만 오래된 호텔이라 대형 라지에이터밖에 없다고 했다..
세계에서 손가락 꼽을정도로 부자나라에서 이게 웬말인가..아껴도 너무 아껴서 패딩을 벗지 못하고 입고 주무셨다는 전설....
나는 그럭저럭 샤워도 하고 견딜수 있었다..
추위를 많이타는 핸주와경희는 결국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드라이기로 계속 몸을 데웠다..
욕실에는 그나마 성능이 좋은 드라이기가 있었다..
그렇게 스위스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은 또 새벽에 일어나 프랑스파리로 간다..
와~~오늘 3454미터의 산을 올랐네 마이 피곤하네...ㅋㅋ